박찬구의 승부수 "금호석화 배터리 소재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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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방어 나서
26일 주총 앞두고 비전 제시
5년내 매출 9조로 확대
NB라텍스 등 대규모 투자
박철완 파격배당안 상정 거부
26일 주총 앞두고 비전 제시
5년내 매출 9조로 확대
NB라텍스 등 대규모 투자
박철완 파격배당안 상정 거부
조카 박철완 상무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반격에 나섰다. 2차전지(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같은 유망 사업에 새로 진출하고, 매출을 5년 내 두 배로 늘린다는 비전을 밝혔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표심’을 잡기 위한 방안이다. 박 회장은 또 배당을 기존 대비 세 배 가까이 올리고, 경영 투명성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박 상무가 제안한 ‘파격 배당안’은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성장을 약속한 것이다. 이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투자와 함께 주주 친화 전략도 병행한다.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된 주주총회 안건에는 배당을 크게 늘리는 안이 포함됐다. 작년 보통주 주당 1500원에서 올해는 4200원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박 회장 등 대주주는 일반 주주보다 적은 4000원만 배당을 받기로 했다. 우선주는 기존 1550원에서 4250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1158억원이다. 작년 순이익(5826억원)의 약 20% 수준이다.
이사회 기능도 크게 강화한다. 회사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부거래, 보상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감사위원에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추천했다.
박 상무는 이사회 장악을 꾀했다. 임기가 다한 이사 5명을 전부 박 상무가 지명한 사람으로 채우라고 요구했다. 금호리조트 인수 등 핵심 사업과 연관되지 않은 자산 인수를 중단하거나 매각하고, 금호피앤비화학 등 주요 계열사 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탈환을 위해 파격 배당안도 제시했다. 보통주는 주당 1만1000원, 우선주는 1만1050원을 배당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분율 경쟁에서 뒤처지자 기관과 소액주주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 방’이었다. 박 상무 지분은 10%로, 박 회장 일가(14.87%)보다 적다.
하지만 박 상무의 배당안이 상법, 정관 등에 일부 맞지 않는 것이 뒤늦게 드러나 회사 측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 안건에 아예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박 상무 측은 여기에 반발해 법원에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다만 박 상무의 제안 중 몇 가지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선 주주 ‘표 대결’을 통해 최종 판가름을 내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M&A 등 통해 신사업 나서
금호석유화학이 9일 내놓은 새로운 비전의 핵심은 투자를 통한 매출 증대다. 2025년 매출 목표를 9조원으로 잡았다. 작년 매출(약 4조8000억원)의 약 두 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힘들다. 유망한 신규 사업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다.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에 나서기로 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사업에서만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캐시카우인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에 대한 대규모 증설도 병행한다. 향후 5년간 예상 투자액은 3조~4조원에 이른다.투자와 함께 주주 친화 전략도 병행한다.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된 주주총회 안건에는 배당을 크게 늘리는 안이 포함됐다. 작년 보통주 주당 1500원에서 올해는 4200원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박 회장 등 대주주는 일반 주주보다 적은 4000원만 배당을 받기로 했다. 우선주는 기존 1550원에서 4250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1158억원이다. 작년 순이익(5826억원)의 약 20% 수준이다.
이사회 기능도 크게 강화한다. 회사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부거래, 보상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감사위원에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추천했다.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이 관건
앞서 지난 1월 박 상무는 박 회장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하며 ‘선전 포고’를 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었다.박 상무는 이사회 장악을 꾀했다. 임기가 다한 이사 5명을 전부 박 상무가 지명한 사람으로 채우라고 요구했다. 금호리조트 인수 등 핵심 사업과 연관되지 않은 자산 인수를 중단하거나 매각하고, 금호피앤비화학 등 주요 계열사 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탈환을 위해 파격 배당안도 제시했다. 보통주는 주당 1만1000원, 우선주는 1만1050원을 배당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분율 경쟁에서 뒤처지자 기관과 소액주주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 방’이었다. 박 상무 지분은 10%로, 박 회장 일가(14.87%)보다 적다.
하지만 박 상무의 배당안이 상법, 정관 등에 일부 맞지 않는 것이 뒤늦게 드러나 회사 측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 안건에 아예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박 상무 측은 여기에 반발해 법원에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다만 박 상무의 제안 중 몇 가지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선 주주 ‘표 대결’을 통해 최종 판가름을 내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