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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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6조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잔액이 1000조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1월 말보다 6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1월(7조6000억원) 증가폭 보다는 둔화됐다.

이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증가세가 주춤한 영향이 컸다. 2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000억원 증가한 26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월(2조6000억원) 증가폭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설 상여금 유입과 주식 투자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가계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33조3000억원으로 6조4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지난 1월(5조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다시 6원대로 증가했다. 전세자금이 1월(2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3조4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값 상승도 영향을 줬겠지만, 신학기를 맞은 이사철인 2월이라는 점이 전세금 대출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며 "신용대출은 2월 주식시장이 조정 압력을 받으면서 개인들의 자금 수요가 다소 둔화됐고, 은행 자체적으로 신용대출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가 빨라진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박성진 차장은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빠른데, 부동산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생활자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3월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관련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그 효과를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95조3000억원으로 1월 말보다 8조9000억원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8조4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도 6000억원 늘었다. 연말 일시상환분의 재취급 등 계절요인이 소멸하고, 회사채 발행 등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은 2월 말 1963조8000억원으로 38조3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결제성 자금 및 지자체 교부금 유입과 가계자금 예치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