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의사들이 보건당국에 부작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홍콩 보건당국은 중국산 백신과 사망 간에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료협회와 홍콩의사노조가 10일 정부에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코로나백)을 맞으면 위험한 사람 부류를 명확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게이브리얼 초이 의료협회장은 "일부 의사들은 환자에게 백신을 놓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불확실성과 공포 때문에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집단면역 형성 시기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자 단체인 홍콩환자의소리의 알렉스 람 회장은 정부가 백신을 맞은 이들의 건강 상태를 더욱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접종 이전에 과거 병력 등을 명확하게 정리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선 이날까지 11만여명이 시노백 백신을, 3000여명이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맞았다. 시노백 백신 접종자 중 3명이 숨지고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나오면서 최근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사망자 3명 중 2명은 기저질환이 원인이며 백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결론냈다. 3번째 사망자(71세)는 부검을 통해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로 했다.

홍콩 정부는 백신 부작용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접종을 계속 독려하고 있다. 알프레드 싯 혁신기술부 장관은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거대한 손실에 비할 바는 아니다. 가족과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느냐는 백신 접종에 달렸다"고 말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