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달부터 지급되는 1조9000억달러(2173조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가운데 37%가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화로 195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개인들이 많이 보유한 성장주 위주로 ‘재난지원금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4일 이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최종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 가운데 4100억달러는 1인당 1400달러를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에 사용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

도이체방크는 재난지원금의 약 40%(1700억달러)가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분석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기반한다. 설문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원금의 37%를 주식에 넣을 계획이다. 25~34세는 지원금의 절반을 주식에 넣을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 3월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에도 많은 금액이 증시로 흘러갔다. 당시 정부는 연소득 7만5000달러 이하 성인에게 1200달러의 현금을 지급했다. 외신과 SK증권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인 그해 4월 연소득 3만5000달러~7만5000달러 국민 계좌에서 주식 거래대금이 9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250만명의 계좌를 분석해서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재난지원금의 대부분이 테슬라, 아마존 등 성장주를 사는데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주식에 넣으려는 국민의 주요 연령층이 2030세대기 때문이다. 2030은 테슬라, 아마존 등 성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연초이후 성장주가 조정된 상황이어서 저가 메리트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기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개인들은 전기차와 플랫폼 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보유 1위 종목은 애플이다. 2위는 테슬라, 3위는 AMC엔터테인먼트다. 4위는 대마초 테마주인 선다이얼그로워스, 5위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