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전 군수는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가 4년 4개월 만에 돌려준 사실로 인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게 됐다"며 "재직기간 내내 무엇보다 '청렴'을 강조했던 저로서는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어떤 질책으로도 잘못을 가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6월께 3억원을 받았을 때 완곡하게 거절했으나 그 자리에서 바로 돌려주지 못했다"며 "선거를 불과 1년 앞둔 시점이라 돌려주는 과정에서 어르신들 사이에 신망이 높던 건설업자와 사이가 틀어져 표를 잃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군민에게 용서를 구하며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하 전 군수는 "여러 차례 상의한 끝에 2017년에야 돈을 그대로 돌려줬으나 당선 욕심에 눈먼 제 잘못이 덮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자명하다"며 "부끄러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어리석음까지 저지르고야 말았다"고 지난 일을 후회했다.
이어 "제가 무슨 낯으로 군민 여러분을 대할 수 있을지 이 순간에도 한없이 막막하다"며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하루하루 지난 과오를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하 전 군수는 지난달 27일 합천군 서산리 한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앞서 그는 주변인들에게 이를 암시하는 듯한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변인 한 명이 하 전 군수를 발견, 119에 신고했다.
하 전 군수는 건설업자가 2013년 현금 3억원을 건넸다가 4년 뒤 돌려받았다며 창원지검 거창지청에 고소하자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하 전 군수를 대구 한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1968년 합천군 공무원으로 임용된 하 전 군수는 2008년 군 기획감사실장으로 퇴직했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합천군수로 당선된 뒤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창원지검 거창지청은 "접수된 사건에 대해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