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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신뢰 붕괴된 2·4대책 더 속도 내라니, 후폭풍 어쩔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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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여전한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주도 2·4 공급대책 실행에 더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해 논란이다. 문 대통령은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하되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기 파문과 공급대책을 별개로 본 것이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는 요구가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시장에 ‘주택공급난 지속’이란 신호를 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LH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2·4 대책을 밀어붙이면 되레 부작용만 커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여론이 악화된 와중에 이 회사 임직원 전용 익명 앱에는 “열심히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다닐 것”이라는 조롱성 글들이 올라오는 마당이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직원들의 직업윤리가 이렇게까지 추락한 기관이 담당하는 택지개발 및 도심 정비 사업에 어느 집주인과 토지·건물주가 선뜻 응하겠나. 당장 2·4 대책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가 “LH 내부에서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 업체와는 같이 일할 수 없다”고 반발 수위를 높이는 판이다.

    더구나 이번 사태는 ‘어두운 그늘’에서 오랫동안 쌓인 폐해의 일단에 불과하다. 경기 하남교산신도시 예정지에서도 한 하남시의원(민주당)의 80대 모친이 3년 전 땅을 매입해 불법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나왔다. 광명시와 시흥시에선 광명시흥신도시 예정지 내 땅을 산 공무원이 총 14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합동조사단의 오늘 1차 조사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조만간 적폐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그 후폭풍은 어쩌려고 신뢰 잃은 공급대책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은 어제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확실한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LH를 산하에 둔 국토교통부 장관조차 ‘개인적 일탈의 결과’라는 인식이 여전하다면 이는 기대난망이다.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행돼 온 ‘투기반칙’을 발본색원하고, 정책도 ‘뼈대’부터 재설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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