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확산…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 모레 발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체 진정되지 않고 있다.
'3차 대유행'이 넉 달 가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12월 25일(1천240명)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어 300∼400명대까지 내려왔으나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축산물공판장 등 각종 사업장을 고리로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고,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으로 인해 확진자 수가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섰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백신 접종을 통해 확산세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은 오는 12일 발표된다.
◇ 오늘 400명대 중후반, 19일 연속 300∼400명대 박스권…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2.5단계 재진입 가능성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46명이다.
직전일이었던 8일(346명)보다 100명 늘어나면서 300명대로 떨어진 지 하루 만에 다시 400명대로 올라섰다.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사라진데다 경기 안성시 축산물공판장 등 곳곳의 집단감염 여파로 확진자 규모가 커졌다.
비수도권 확진자(128명)도 100명 선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0일(448명) 이후 전날까지 18일째 300∼400명대를 이어갔다.
이날까지 19일 연속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역시 400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428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405명보다 23명 많았다.
최근 밤 9시 이후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지 않는 추세로 볼 때 신규 확진자는 400명대 중후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는 설 연휴(2.11∼14) 직후 600명대로 올라섰다가 지금은 다시 300∼400명대로 한 단계 내려왔으나 뚜렷한 감소 없이 정체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1주일(3.3∼3.9)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44명→424명→398명→418명→416명→346명→446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13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96명으로 2단계(전국 300명 초과)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날 확진자 규모에 따라서는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 범위에 재진입할 수도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1월 첫째 주부터 시작해 8주째 (환자 발생 추이가) 정체되는 상황"이라며 "증가하고 있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감소세가 나오지 않아서 아슬아슬한 국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안성시 축산물공판장서 90명 감염…"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은 유행상황 안정화 이후"
이런 가운데 감염에 취약한 사업장과 가족·지인모임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어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안성시의 한 축산물공판장에서 현재까지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관련 산업 종사자와 유관 거래기업까지 포함해 3개 시도에 걸쳐 18개 정도의 사업장이 집단감염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사업장 종사자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지인·가족 단위의 집단감염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주점·음식점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총 13건으로, 관련 확진자만 286명에 달한다.
이 중 '대구 북구 대학생 지인모임 2번 사례'의 경우 한 모임에서 시작된 감염이 참석자와 참석자의 가족을 통해 다른 지인모임으로 퍼져나가면서 총 35명이 연쇄적으로 감염됐다.
이런 모임의 특성상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장기간 머무르는 데다 식사·음주·춤·노래 등 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행위가 동반돼 감염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방대본의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을 오는 12일 오전 발표한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거리두기 체계 자체를 현행 5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단계별로 사적모임 금지 규모를 세분화하는 거리두기 근본 개편안도 내주에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다만 이번 개편안의 방역 수칙이 현행 거리두기 체계보다는 완화되는 만큼 실제 적용 시점은 유행이 좀 더 안정화된 이후로 잡기로 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가장 큰 고민은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와 개편된 단계 시행 간의 연착륙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부분"이라며 "그간 확충해온 방역적, 의료적 역량에 근거해 개편을 준비하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잘 연착륙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