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차별적 인터뷰…동아제약 개선안 담긴 사과 내놔야"
“담당자 징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향후 인사 제도 개편 방안을 담은 공식 사과문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당사자 A씨는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에 응시했다가 면접관으로부터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고 지난 6일 밝힌 바 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동아제약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재차 요구하고 있다.

이 논란은 동아제약이 지난 5일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을 통해 생리대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제기됐다. 동아제약은 유튜브 댓글로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문제의 면접관인 인사팀장에 대해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담당자 한 명의 징계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성차별 면접 분위기는 기업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학 교수 등의 전문가 자문을 받아 채용 과정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어떻게 없앨 것인지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담긴 공식 사과문을 채용 홈페이지에 보름 이상 게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씨의 ‘성차별 면접’ 폭로는 많은 직장인·취업준비생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SNS에서는 수많은 성차별 면접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동아제약 상품의 대체품을 공유하는 등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A씨는 “주변에 ‘사내에서 성희롱 당하면 어떻게 할거냐’ ‘이 직무는 여성이 잘 지원하지 않은데 여성으로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 친구들도 있다”며 “이번 기회로 동아제약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면접 과정에서 차별적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기업에서 재직 중인 A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동아제약이 더 성평등한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관용(Tolerance)이 높은 도시에 재능(Talent)를 가진 인재들이 모이고, 그 도시에 기술(Technology)이 발달한다는 ‘3T 이론’이란 게 있다”며 “결국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기업이 더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불매운동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품보다 회사의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가치소비’를 하는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이 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