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인류가 선택한 가장 먹기 쉬운 동물성 단백질이다. 나트륨이 적고 무기질, 비타민은 풍부해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닭은 가장 빨리 자라고 매일 알을 낳는다. 세계인에게 달걀이 사랑받는 이유다. 기원전부터 먹기 시작한 달걀은 현재 전 세계에서 1인당 연평균 9㎏을 소비한다. 국내 1인당 연간 달걀 소비량은 12㎏. 평균 268개를 먹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국민 단백질’이다. 한국인은 1인당 매일 0.7개의 달걀을 먹는다.

수란, 서니 사이드 업, 반숙란…

1970년대만 해도 달걀은 구하기 힘든 식재료였다. 사육 기술이 발달하면서 냉장고 한쪽을 차지하는 단골이 됐다. 달걀엔 100g당 12.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갓 낳은 달걀이 완벽하게 냉장 유통됐다면 껍데기를 깨 날것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익혀서 먹는 게 더 좋다. 익혀 먹어야 ‘아비딘’이라는 단백질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

흔한 달걀 레시피는 삶은 달걀과 수란. 달걀은 삶는 과정에서 30초 단위로 익는 정도가 달라진다. 삶기 30분~1시간 전 냉장고에서 꺼내 냉기를 빼놔야 껍데기가 깨지지 않는다. 소금 1스푼, 식초 1스푼을 넣고 끓이는데 달걀을 넣어 한쪽 방향으로 저어주면 노른자가 가운데로 온다. 5분 삶으면 노른자가 줄줄 흐르는 반숙, 6분은 노른자가 흐를 듯 말듯 한 반숙, 8분 이상이면 완숙이다. 삶은 직후 찬물에 식혀줘야 껍데기가 잘 벗겨진다. 수란은 국자에 달걀을 넣어 은근히 익히거나 끓는 물에 식초를 넣어 휘휘 저어가며 만든다.

터지지 않은 달걀 노른자가 떠오르는 해처럼 보이는 ‘서니 사이드 업’은 한쪽 면만 익히는 레시피다. 기름을 잘 두른 팬에 중약불로 한쪽 면만 익힌다.

초란 청란 유정란 뭐가 달라?

달걀은 알고 보면 까다로운 식재료다. 닭이 무엇을 먹고 어디서 사육되느냐에 따라, 어떻게 유통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사육 환경에 따라서는 유정란과 무정란으로 나뉜다. 무정란은 암탉 난소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달걀이다. 유정란은 수탉과의 교미를 통해 생성된 것이다. 두 달걀의 영양 성분 차이는 거의 없다. 초란은 닭이 산란을 시작하고 2주 이내 낳은 달걀이다.

흰 달걀과 갈색 달걀은 닭의 품종과 관련이 있다. 털이 흰 닭이 낳으면 껍데기가 하얗고, 유색 털을 가진 닭이 낳은 달걀은 옅은 갈색이다. 고가에 판매되는 청란은 청계닭이 낳아 푸르스름하다. 노른자의 색깔은 닭이 먹은 먹이에 따라 달라진다. 짙을수록 더 영양가가 높다거나 신선하다는 건 근거가 없다.

달걀에는 등급이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1+, 1, 2등급 등으로 구분한다. 계란 껍데기에 산란일, 생산농장 고유번호, 사육 환경 등도 표시된다. 마지막 숫자는 사육 환경에 따라 1~4로 나뉜다. 하지만 케이지 달걀보다 방사 달걀이 품질이 더 좋다는 보장은 없다. 방사 달걀은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떻게 자라는지 농장주가 일일이 알 수 없다. 잘 관리된 스마트 농장에서 낳은 달걀이 영양 성분과 식품 안전성 측면에서는 더 우수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