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와 지게차를 생산하는 현대건설기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구리, 철광석,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이를 채굴하려는 수요가 많아져 건설장비 매출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 덕이다.

현대건설기계는 11일 15.63% 급등한 4만62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주가는 이번주에만 31.20% 올랐다.

현대건설기계의 주가 강세는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이다. 구리, 원유, 콩 등 주요 22개 상품 선물가격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는 10일(현지시간) 85.90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1월 고점(80.88)을 넘어섰다.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달 25일 2012년 이후 처음으로 t당 9000달러를 뚫기도 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강세로 현대건설기계 이익의 60%를 책임지는 신흥국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광산용 건설기계 판매도 늘고,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인프라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7일 카타르와 콜롬비아에서 굴삭기 등 건설장비 104대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3개월 신흥국에서 현대건설기계가 수주한 장비는 26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현대건설기계가 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건설기계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해 8270억원, 영업이익은 404.7% 늘어나 5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340억원을 58.8% 웃도는 수준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