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의장
김봉진 의장
개발자 유치를 위한 정보기술(IT)업계의 직원 복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000억원 규모의 격려금 지급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전 직원 대상 1300만원 연봉 인상을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직원 2100명에게 자사 주식을 지급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과 우아한청년들, 해외 법인 등 계열사 전 구성원에게 직급과 관계없이 근무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1인당 평균 5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받게 된다.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을 넘는 배달 라이더들에게도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준다.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일정 건수 이상 배달업무를 수행한 1390명에게는 1인당 100만원의 격려금이 지급된다. 주식 및 격려금은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보유한 1000억원 규모 주식으로 마련했다. 지난달 공약한 재산 절반 기부와는 별도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땀 흘려 애써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개인적인 선물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
김택진 대표
같은 날 엔씨소프트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발자 1300만원, 비개발자 1000만원씩 연봉을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개발직군 초봉은 최소 5500만원, 비개발직군은 4700만원으로 올랐다. IT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초봉이 6000만원인 크래프톤에 비해 적은 금액이지만 크래프톤은 포괄임금제를 운영 중”이라며 “엔씨소프트가 2019년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추가 근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직원 복지 강화는 최근 IT업계에서 불고 있는 개발자 인력 유치전을 의식한 행보다. 지난달 게임사 크래프톤과 프롭테크(부동산 IT) 스타트업 직방은 개발자 연봉 2000만원 인상안을 발표했다. 넷마블, 넥슨도 800만원씩 연봉을 올렸다. 여행 IT 플랫폼 야놀자는 1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줬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도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고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든 IT 기업이 한정된 개발자를 놓고 경쟁하다 보니 복지 혜택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