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산업의 라이벌을 다루는 네 번째 순서는 카메라 모듈 부품주인 엠씨넥스파트론이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멀티카메라가 일반화됨에 따라 카메라는 가장 비싼 부품으로 자리잡았다. 두 업체는 신흥국 수요가 많은 보급형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모듈을 주로 공급해왔다. 코로나19로 휴대폰 수요가 줄면서 경쟁은 거세졌다. 각각 삼성전자 공급량 1, 2위를 차지하는 엠씨넥스와 파트론의 가격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엔 경쟁의 무대가 옮겨가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는 카메라가 단순 촬영뿐 아니라 도로 정보를 수집하는 하나의 센서처럼 진화했다. 카메라의 다양한 기능이 강조되면서 이들 업체는 자율주행을 위한 전장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파트론, 車카메라 부문서 추격
파트론은 삼성전기 무선통신사업부가 분사한 회사다. 김종구 회장이 삼성에서 29년간 일한 뒤 삼성전기 출신 직원들과 함께 2003년 설립했다. 2005년 9월부터는 휴대폰 카메라용 모듈을 생산했다. 삼성 휴대폰의 진화에 발맞춰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지문인식 센서 등을 생산하는 협력사로 자리잡았다.

파트론은 2011~2013년 2년여 만에 주가가 5배 넘게 뛰었다. 휴대폰 안테나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설립 10년여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안테나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주가는 떨어졌다. 2019년까지 주가는 1만원대 초반에서 장기 횡보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엠씨넥스에 이어 두각을 나타내며 2019년 초부터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2018년 말 8000원대이던 주가는 2019년 6월 1만8000원대로 올랐다. 이후 수주 경쟁에서 밀리면서 주가가 조정받기도 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은 매년 3~5% 수준의 단가 인하 경쟁이 벌어진다. 파트론은 제조 공정 혁신과 주요 부품 내재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또 지문인식 센서 부문에서 엠씨넥스보다 우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썼다. 심박 센서도 파트론이 가진 차별화된 강점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실적은 올해 개선될 전망이다. 파트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 쪼그라들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31억원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카메라 모듈 수주도 회복하고 있다.

파트론은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는 매출의 7%를 차량용 카메라 모듈 매출에서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엠씨넥스가 현대차의 1차 공급사가 되면서 파트론이 엠씨넥스의 자리였던 현대모비스의 공급사 지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차량용 카메라 부품은 손익분기점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후발주자들의 신규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엠씨넥스와 파트론이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파트론의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전장부품업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선이지만 이 회사의 PER은 9배 수준이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카메라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