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미국의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로블록스는 10일(현지시각) 뉴욕거래소에 직상장했다. 전날 정해진 기준가 45달러보다 43.33% 높은 64.50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보다 8% 오른 69.5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은 382억6000만달러(약 43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날 아크인베스트의 간판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ETF’(ARKW)가 로블록스 주식을 50만주 이상 매수했다. ARKW의 포트폴리오 0.5% 가량이 로블록스로 채워졌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ARKW가 보유한 로블록스 지분은 3610만달러(약 408억원)에 달한다.
이날 아크가 매수한 로블록스는 미국의 게임 플랫폼 기업이다. 2004년 설립된 회사로,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의 55%는 로블록스를 이용한다. 레고나 마인크래프트를 연상시키는 각진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 내에서 스스로 게임을 개발하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직관적으로 게임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자 커뮤니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린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로블록스도 수혜를 봤다. 매출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9억2400만달러에 달했다. 일일 활성 이용자도 역시 80% 증가한 3260만 명 수준이다.
로블록스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설립 이래 총 누적 매출의 절반을 최근 1년 안에 벌어 들였기 때문이다. 2004년 회사를 세운 후 지난해 5월까지의 누적 매출이 10억달러인데,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만에 또 다시 10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한편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빅데이터 등 신성장 인터넷 기업을 담는 ARKW는 지난해 151%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ARKW를 비롯해 아크 인베스트의 ETF가 일제히 100% 넘는 고수익을 내면서 CEO인 캐시 우드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ARKW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 회복세가 짙어지자 성장주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크 인베스트는 매일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 공개한다. 다른 유명 펀드들이 월별, 분기별로 보유 주식을 공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