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에서 마네킹까지…펄프의 '무한 변신'
종이의 주 원료인 펄프를 소재로 만든 친환경 옷걸이와 마네킹이 나왔다.

무림P&P는 석유계 플라스틱 비중을 대폭 줄이는 대신 친환경 바이오매스 원료인 펄프를 주 성분으로 한 옷걸이를 상용화했다고 11일 밝혔다. 펄프를 원료로 한 옷걸이가 개발된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회사가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와 공동 개발한 펄프 옷걸이는 코오롱스포츠의 서울 한남동 플래그십매장에서 실제 의류를 전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펄프와 재활용 수지를 합성해 만든 이 옷걸이는 기존 일반 플라스틱 옷걸이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5% 절감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림P&P 관계자는 "펄프 옷걸이는 환경 오염 및 폐기물 대란의 주범 중 하나인 석유계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원료를 쓴 탄소 저감형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펄프 성분을 더 끌어올려 아예 생분해되는 옷걸이도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처음 개발을 시작한 지 10개월여 만의 성과다.

펄프와 톱밥 등을 섞어 만든 친환경 마네킹도 선보였다. 기존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만든 마네킹이 분해되지 않는 것과 달리 펄프 등을 재료로 한 마네킹은 생분해가 가능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코오롱스포츠는 펄프 옷걸이와 마네킹을 순차적으로 다른 매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무림P&P는 펄프 등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플라스틱 대체제 개발을 신 성장 동력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 칫솔, 용기 캡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펄프를 대거 적용하는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이 빨대용 원지를 생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도균 무림P&P 대표는 "펄프 등을 원료로 써 동일한 내구성에 친환경성을 겸비한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들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탄소배출량은 줄이고 자원순환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