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램지어 효과…CNN부터 알자지라까지 '日 잔혹성'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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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램지어 왜곡 논문 사태 보도
"한, 중은 물론 미국 정부도 논문 내용 반박"
알자지라 등 중동, 유럽, 아프리카 언론까지 잇따라 보도
논문 사태 다루며 '위안부 실상' 자세히 소개
"한, 중은 물론 미국 정부도 논문 내용 반박"
알자지라 등 중동, 유럽, 아프리카 언론까지 잇따라 보도
논문 사태 다루며 '위안부 실상' 자세히 소개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두고 파장이 커지자 CNN, 알자지라, ZAP 등 전 세계 유력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내용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특히 이 논문의 배경이 된 위안부 참상을 상세히 다루고 '위안부는 전쟁 범죄'라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 등을 전하면서 역설적으로 전세계에 2차세계대전 당시 실상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전문채널인 CNN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망언한 램지어 교수에 대해 다루면서 "국제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램지어 논문 사태를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이 반발이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가 실제로는 매춘을 강요당한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내놓은 이후 촉발됐다고 전했다. 또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국제적으로 격렬한 반응의 대상이 됐다고 한 뒤 한국과 북한, 중국에서 여성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며 "민감한 역사 문제를 대처하면서 지역과 국제적 공동 우선순위에 관한 협력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입장도 전했다.
CNN은 위안부가 한국과 일본 간에 긴장이 흐르는 주제라며 일본이 1993년 고노담화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일본은 위안부를 둘러싼 역사를 숨기려고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절 고노담화 작성 과정 조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후 한국 내 반발 분위기를 전했다.
CNN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할 것을 한국과 일본 정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위안부 보도 사례는 미국과 한·중 매체 외에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 등에 방영되는 포르투갈 방송 ZAP도 이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ZAP은 렘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을 소개한 뒤 미국 내 아시아 역사 전문가들이 대거 반박에 나선 사례를 인용했다. 알렉시아 더든 코네티컷 대 교수는 이 방송을 통해 "독일이 나치 학살을 부정하는 것과 비슷한 사례"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중동 유력매체 알자지라도 지난 5일 "'게임이론' 논문이 한국 위안부의 아픔에 또 다시 상흔에 냈다"는 제목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그에 대한 반박 인터뷰 등을 실었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와 네덜란드 얀 러프 오헤른(Jan Ruff-O’Herne) 여사의 당시 증언 내용을 통해 위안부 실상을 재조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중국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시도로 침략전쟁을 눈가림하는 모든 잘못된 행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성가족부 역시 "피해자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 항의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달 25일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램지어 교수에 항의 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손팻말에는 "램지어 당신은 하버드의 21세기 교수인가, 100년 전 일본 제국의 대학교수인가'라고 써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도 램지어 교수를 '가짜 학자'라고 부르면서 비판에 동참했다. 북한 매체는 "램지어는 일본의 반동주의자들의 과거 범죄를 은폐하는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지지할 뿐 아니라 성 노예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면서 그를 '학자'의 가면을 쓴 하버드대 교수"라고 불렀다.
일본 학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이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포저스티스'와 일본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은 공동으로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에 대해 비판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당초 램지어 논문 사태는 국제 학술지 차원에서 다뤄져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는 국가의 일반인들이 깊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CNN을 비롯해 중동 최대 매체인 알자지라 등 유력 해외 언론들이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어 오히려 램지어 논문이 일본의 위안부 동원의 잔혹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특히 이 논문의 배경이 된 위안부 참상을 상세히 다루고 '위안부는 전쟁 범죄'라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 등을 전하면서 역설적으로 전세계에 2차세계대전 당시 실상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유력 매체들, 램지어 논문 논란 잇따라 보도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전문채널인 CNN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망언한 램지어 교수에 대해 다루면서 "국제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램지어 논문 사태를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이 반발이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가 실제로는 매춘을 강요당한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내놓은 이후 촉발됐다고 전했다. 또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국제적으로 격렬한 반응의 대상이 됐다고 한 뒤 한국과 북한, 중국에서 여성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며 "민감한 역사 문제를 대처하면서 지역과 국제적 공동 우선순위에 관한 협력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입장도 전했다.
CNN은 위안부가 한국과 일본 간에 긴장이 흐르는 주제라며 일본이 1993년 고노담화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일본은 위안부를 둘러싼 역사를 숨기려고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절 고노담화 작성 과정 조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후 한국 내 반발 분위기를 전했다.
CNN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할 것을 한국과 일본 정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위안부 보도 사례는 미국과 한·중 매체 외에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 등에 방영되는 포르투갈 방송 ZAP도 이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ZAP은 렘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을 소개한 뒤 미국 내 아시아 역사 전문가들이 대거 반박에 나선 사례를 인용했다. 알렉시아 더든 코네티컷 대 교수는 이 방송을 통해 "독일이 나치 학살을 부정하는 것과 비슷한 사례"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중동 유력매체 알자지라도 지난 5일 "'게임이론' 논문이 한국 위안부의 아픔에 또 다시 상흔에 냈다"는 제목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그에 대한 반박 인터뷰 등을 실었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와 네덜란드 얀 러프 오헤른(Jan Ruff-O’Herne) 여사의 당시 증언 내용을 통해 위안부 실상을 재조명했다.
언론들, 일본 위안부 동원 상황 상세히 기술
주요 이해 당사국들의 반발도 점차 커지고 있다.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중국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시도로 침략전쟁을 눈가림하는 모든 잘못된 행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성가족부 역시 "피해자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 항의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달 25일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램지어 교수에 항의 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손팻말에는 "램지어 당신은 하버드의 21세기 교수인가, 100년 전 일본 제국의 대학교수인가'라고 써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도 램지어 교수를 '가짜 학자'라고 부르면서 비판에 동참했다. 북한 매체는 "램지어는 일본의 반동주의자들의 과거 범죄를 은폐하는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지지할 뿐 아니라 성 노예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면서 그를 '학자'의 가면을 쓴 하버드대 교수"라고 불렀다.
일본 학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이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포저스티스'와 일본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은 공동으로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에 대해 비판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당초 램지어 논문 사태는 국제 학술지 차원에서 다뤄져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는 국가의 일반인들이 깊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CNN을 비롯해 중동 최대 매체인 알자지라 등 유력 해외 언론들이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어 오히려 램지어 논문이 일본의 위안부 동원의 잔혹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