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가구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경기 광명시 광명동 일대. 최근 수도권의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 /한경DB
4만 가구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경기 광명시 광명동 일대. 최근 수도권의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 /한경DB
여섯 번째 수도권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지구 개발 계획이 발표되자 이 지역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2·4 주택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경기도 광명시흥에 7만가구 규모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밝힌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흥 아파트값은 1년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은 11일 3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내고 이번주(8일 기준) 시흥 아파트 매매가격이 0.82% 올랐다고 발표했다. 작년 3월 셋째주(0.92%)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주(0.71%)에 이어 매주 상승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공급대책의 영향권에 있는 은계지구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광명시흥을 6번째 3기 신도시로 분류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흥지구는 용지 면적이 여의도의 4.3배인 1271만㎡에 이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 대야동 '시흥은계우미린레이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6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 1월 6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 호가는 현재 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흥시 능곡동 '우남퍼스트빌2차' 전용 84㎡도 작년 12월 5억1300만원에 거래되던 게 지난달에는 5억92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현재 호가는 6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7만 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포함된 광명시 옥길동 일대.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7만 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포함된 광명시 옥길동 일대.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시흥과 함께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번주 0.42% 올라 전주(0.40%)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광명 도심이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가운데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임직원들도 광명·시흥지구에서 100억원가량 땅 투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이는 중이다.

이번주 서울 집값은 0.07% 올라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이 주춤하다.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며 강남4구 전체 상승폭이 축소(0.09% → 0.08%)됐다. 서초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10%로 지난주 상승률을 유지했지만, 강남구와 송파구는 같은 기간 0.10%, 0.09%에서 각각 0.09%와 0.08%로 낮아졌다.

수도권은 지난주 0.29%에서 이번주 0.28%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경기는 0.39%에서 0.38%로, 인천은 0.41%에서 0.39%로 낮아졌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0.19%로 지난주 상승폭을 그대로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공급대책 여파와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매수세가 둔화되며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기 의혹' 시흥 집값 1년 만에 최고 상승…광명도 들썩
전셋값도 상승세를 잠시 멈춘 모습이다. 서울(0.06%)과 지방(0.17%)는 전주와 상승률이 동일했다. 수도권은 0.17%에서 0.15%로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에서는 상대적 가격대가 낮은 지역으로 꼽히는 중랑·은평구 등 아파트에선 올랐으나 강남 등 고가단지가 밀집한 지역의 일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누적되고 호가가 하락하며 상승폭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