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다주택자 공방'을 벌였던 여야가 이번엔 '부동산 전수조사'로 맞붙게 됐다.

김태년, 전수조사 제안에 김종인 "한 번 해보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진행하며 "공공기관 임직원에서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까지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우리 사회의 공정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특히 국회의원에 대해 한 점 의혹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300명 부동산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이어 "공직자 투기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엘시티 사건부터 LH 투기 의혹까지 시흥·부산·대구·세종·하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직자 투기와 비리 의혹이 국민의 분노와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며 다음달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에 대형 악재로 부상하자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김태년 직무대행 제안에 대해 "한 번 해보자. 공직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보를 취득해서 투기 활동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앞서 진행된 회의에서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가치로 여겨지는 것이 공정과 정의"라며 "이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는 문재인 정부 불공정의 완결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원순이 쏘아 올렸던 '다주택자 공방전'

여야는 지난해 '다주택자 공방전'을 벌였다.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별진행자로 나서 당시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에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도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를 따랐으면 좋겠다. 통합당에 다주택 보유자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에 "팩트체크를 정확히 하라. (통합당이) 훨씬 적다"고 받아쳤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박원순 전 시장의 발언 이후 정치권이 들끓었다. 당시 논쟁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자료로 종결됐다. 경실련은 다주택자 숫자 자체는 민주당이 많지만, 당 소속 전체 의원 중 다주택자 비율은 국민의힘이 더 높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주택자는 정당별로 민주당이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통합당은 41명이었다. 단순 숫자로는 민주당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주당 의원 숫자가 176명, 통합당 의원이 103명임을 감안하면 비율이 역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주택자 비율은 민주당이 24.4%, 국민의힘이 39.8%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