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성공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을 치른지 일주일 만인 18일(현지시간) 주식이 대량으로 풀릴 전망이다. 전체의 2%에 달하는 직원 보유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부터 자사 직원이 보유한 클래스 A 보통주 약 3400만주에 대한 매각 제한이 해제된다고 밝혔다. 사진=쿠팡 제공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성공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을 치른지 일주일 만인 18일(현지시간) 주식이 대량으로 풀릴 전망이다. 전체의 2%에 달하는 직원 보유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부터 자사 직원이 보유한 클래스 A 보통주 약 3400만주에 대한 매각 제한이 해제된다고 밝혔다. 사진=쿠팡 제공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지만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10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1호 유니콘 기업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 이야기다.

11일(현지시간) NYSE 오프닝벨을 울린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적자라 아니라 투자였다"며 "새벽배송과 같은 혁신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상장 첫 날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기록, 국내 상장사 중 삼성전자(시총 48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게임체인저' 쿠팡의 '무모한 도전'…김범석 "더 공격적으로 투자"

2010년 창립한 쿠팡은 국내 유통산업의 '게임 체인저'였다. 배송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경쟁의 '촉진자' 역할을 도맡아 '메기'로 불렸다. 이 과정에서 쌓인 누적적자가 41억달러(약 4조6321억원)에 달한다. '로켓배송'을 실현시키기 위한 배송 인프라 투자 때문이었다. 2018년에는 한 해에만 1조1276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날 미국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적자라 아니라 투자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꾸준히 피력한 '계획된 적자'였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뉴욕증시 입성을 계기로 한층 투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란 점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언제쯤 흑자 전환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적자 탈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더 공격적이고 지속적으로, 계획적으로 추가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쿠팡은 330만㎡ 규모의 물류 부지를 확보하며 운송·물류 역량과 IT 개발인력 등에 공격적인 추가 투자에 나선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대구 메가물류센터 등 6곳의 물류센터를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쿠팡은 "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수년 내 7개의 지역 풀필먼트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김 의장은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게 만들겠다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 성공한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때로는 무모한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며 "막대한 자금을 동원, 물류망을 구축했고,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DNA를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또한 뉴욕증시 상장 이유에 대해 차등의결권 때문은 아니란 입장을 내놨다.

김 의장은 "(뉴욕증시 상장의)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라며 "세계적인 회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큰 시장인 뉴욕으로 간다"고 차등의결권 때문이 아님을 시사했다.

5조 실탄 채운 쿠팡…국내 시장 집중·배달앱 인수는 아직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성공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을 치른지 일주일 만인 18일(현지시간) 직원 보유주식 340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렸다. 다만 물량 출회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사흘 만에 반등해 40달러선을 지켰다. 사진=쿠팡 제공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성공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을 치른지 일주일 만인 18일(현지시간) 직원 보유주식 340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렸다. 다만 물량 출회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사흘 만에 반등해 40달러선을 지켰다. 사진=쿠팡 제공
유통업계 안팎의 이목이 쿠팡에 쏠린 상황에서 김 의장은 당분간 국내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기대를 모은 국내 2위 배달 앱(운영프로그램) 인수전 참여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해외시장 진출 질문에 대해 "장기적으로 그런(해외진출) 꿈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당분간 국내 시장을 위해 준비하고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국내 시장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상장 자금을 혁신 기술에 재투자, 한국 내의 입지 강화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한국의 상거래(커머스) 시장 규모는 최소 530조원에 달한다"며 "세계 10대 e커머스 시장 중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장악하지 못한 유일한 대형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앞서 CNBC 방송 인터뷰에서는 당일배송까지 발전한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한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뿐 아니라 시골 지역을 포함한 전국으로 이를 확대했다"며 진출 가능성을 열어놨다.

배달앱 '우버이츠'를 운영 중인 쿠팡은 매물로 나온 시장 2위 '요기요' 인수 후보자 꼽힌다. 그러나 요기요 인수전 참전에 김 의장은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김 의장은 배달앱 기업 인수 계획에 대해 “아직은 아니다"며 "인수합병과 관련해선 무엇보다 문화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희망가격(32~34달러) 상단을 뚫은 공모가 35달러로 입성한 쿠팡은 40% 넘게 치솟은 주가로 첫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4404억원)를 기록해 국내 상장사 중 삼성전자(시총 48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을 자랑하게 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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