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주도당 "도의회 갈등 해소특위 객관성 잃어…사과하라"

제주 제2공항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힘을 보태고 나섰다.

원 지사를 비난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제주도당 등에 맞불을 놓으며 제주 제2공항 추진을 놓고 도내 정치권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2공항 관련해 균형적인 의회 운영에 힘쓰고 '나 홀로 의장 정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결정이 도의회와의 합의 파기라는 의결을 최근 도의회에서 한 적이 있느냐"며 "좌 의장은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마치 전체 도의원들의 의견인 양 '합의 파기'라고 발언해 독립적인 도의원들의 의사 결정권을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도의회 내 제2공항 건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갈등 해소 특위 자체가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중립적이지 않다"며 "박원철·홍명환 의원이 갈등해소특위를 객관적으로 운영해왔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날 원 지사를 맹비난한 박원철·홍명환 의원에 대해 "원 지사의 제2공항 추진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우선 제주도정에 의견 제출을 요청한 중앙 정부부터 비판해야 한다.

그게 상식"이라고 따졌다.

이어 "제주지역 공항 건설 갈등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고, 특정 지역구를 대변하면서 제주 동서와 한라산 남북 간 지역갈등을 조장해 제주를 분열과 갈등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도의원들과 이를 방조한 지역구 국회의원 3명 모두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와 환경부는 제2공항 갈등을 제주도에 떠넘기지 말고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해 국책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좌 의장은 전날 의장 집무실에서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 제주도 관계자를 불러 원 지사의 입장 발표에 대해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말고 갈등을 해소하자는 도의회와의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철 제주 제2공항 건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홍명환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 위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원 지사는 국토부에 제출한 제2공항 추진 필요성을 밝힌 공문을 당장 철회하고, 스스로 사퇴해 도민 사회를 갈등과 반목으로 몰아넣은 현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합뉴스 등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도민 각 2천 명, 성산읍 주민 각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도내 견해차를 드러냈다.

전체 도민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지만, 공항 예정지 주민의 경우 찬성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제주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달 23일 주무 부처인 국토부에 전달했고, 국토부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을 지난 10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엇갈린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기관 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지난 10일 "국토부는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국책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