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핫뉴스] DTC 대어 상장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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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분석 기업 23andMe, 상장 초읽기
미국 유전자분석 업체인 23앤드미가 영국 버진그룹의 SPAC(버진 애쿼지션)과 합병해 상장한다. 기업가치는 35억 달러로, 2분기 중 합병절차가 마무리 된다.앤 워치츠키 대표가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23앤드미는 DTC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12월 시리즈F를 포함해 8억69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GSK, 세콰이어캐피탈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창업 초기 1000달러를 내면 건강 위험요인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규제에 막혀 바로 퇴출됐다. 대안으로 도입한 조상찾기 서비스가 크게 성공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건강관리 서비스도 재론칭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소비자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비스 판매는 점차 감소했다. DNA를 분석해 단순히 오락거리 수준의 정보만 준다는 것도 한계였다. 23앤드미는 1200만 명 넘는 고객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변신했다. GSK는 2018년 23앤드미에 3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의약품 개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월 스페인 제약사 알미랄에 인터루킨(IL)-36 등을 차단하는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이외에도 30개 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앤드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중증도를 파악하기 위해 100만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1월 ‘코로나19 중증도 계산기’를 출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는 구독서비스도 론칭했다.
대마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대한 재즈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재즈파마슈티컬(이하 재즈)이 미국 제약사 GW파마슈티컬을 최대 7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올해 미국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다. 거래는 2분기 중 마무리된다.GW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8년 간질 치료제 에피디올렉스를 허가받아 판매하고 있다. 대마 오일로도 불리는 이 약은 FDA가 허가한 첫 식물 기반 카나비노이드(대마 제제)다. 시장 수요가 높아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연간 5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FDA 허가에 따라 중증 간질 증후군을 호소하는 1세 이상 레녹스-가스토증후군, 드라베 증후군, 결절성 경화증 환자에게 이 약을 쓸 수 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2세 이상 환자 치료를 위해 이 약을 승인했다. 에피디올렉스는 국내서도 정식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GW는 이들 질환 외에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간질환자 등에 쓸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GW는 대마 의약품 분야에 다양한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나빅시몰은 임상 3상 단계다. 자폐증과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대마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초기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재즈는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 소세포폐암 치료제 젭젤카, 기면증 치료제 자이렘, 혈액암 치료제 ‘JZP-45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수노시는 2011년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솔리암페톨이다. 업계서는 재즈가 내년 이들 네 개 의약품을 통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재즈는 사업 영역을 대마의약품 분야로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간질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수면장애 치료제, 항암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했다.
적응증 잇따라 확대한 리제네론 ‘리브타요’
미국 바이오회사 리제네론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의 적응증 확대 소식이 잇따랐다. 2월 초 피부암의 일종인 진행성 기저세포암(BCC)에 사용할 수 있는 첫 PD-1 억제제로 승인받은 데 이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도 승인 받았다.리브타요는 PD-1에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다. 제품이 출시된 것은 2018년이다. PD-1 억제제로는 처음으로 피부암인 국소진행성 편평세포암(CSCC)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리브타요는 면역관문억제제로는 후발주자로 꼽힌다. CTLA4 타깃 면역관문억제제인 BMS의 여보이가 2011년 출시된 뒤 일곱번째로 허가 받은 면역관문억제제다. PD-1·PD-L1 타깃 치료제로는 BMS의 옵디보, MSD의 키트루다, 로슈의 티센트릭, 화이자의 바벤시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에 이은 여섯 번째 치료제다.
면역관문억제제 중 2019년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제품은 키트루다로, 12조5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위는 8조 원 규모인 옵디보다. 리제네론은 리브타요의 BCC 적응증 승인으로 치료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BCC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피부암이다. 매년 200만 명 정도가 BCC 진단을 받는다. FDA는 이후 리브타요를 비소세포폐암(LSCLC) 1차 치료제로도 승인했다. 리브타요의 세 번째 적응증으로, 한달 동안 두 가지 적응증을 추가한 셈이다.
MSD, IL-2 기반 치료제 개발하는 판디온 인수
MSD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판디온테라퓨틱스를 18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된다.판디온은 인터루킨(IL)-2 돌연변이 단백질을 활용한 PT101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Tregs)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치료제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면역체계가 정상세포를 공격한다. Tregs를 이용해 이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 임상 1상을 마쳤다. 판디온은 PT101 외에도 다양한 PD-1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MSD는 판디온 인수로 IL-2 파이프라인 경쟁에서 선두에 설 수 있게 됐다. 암젠, 일라이릴리, 로슈 등이 IL-2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IL-2는 낮은 용량에서는 Tregs를 활성화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도움이 되지만 고용량을 사용하면 NK세포를 활성화해 자가면역질환을 악화시킨다는 게 한계로 꼽였다. 반면 판디온의 PT101은 올해 초 발표한 임상 1a상 시험에서 NK세포가 활성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regs는 기준치보다 3.6배 증가했다. 경쟁약물보다 효과가 좋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