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그룹사 이름 앞글자엔 대부분 ‘L’이 들어간다. LIG그룹, LS그룹이 대표적이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이끄는 신설 그룹도 ‘LX’란 명칭을 쓰게 됐다.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LG그룹의 명맥도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출범하는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G상사, 실리콘웍스 등 5개사로 꾸려진다. ㈜LG는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을 최종 승인하고, 그룹명을 확정한다. LG그룹은 이달 초 LX글로벌과 LX세미콘 등 상표권 100건 이상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계열분리를 준비하면서 구 고문은 사명에 L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계열 광고대행사 HS애드가 사명 컨설팅을 맡았고, LX가 최종 사명으로 낙점됐다. LG그룹 관계자는 “L 뒤에 어떤 알파벳을 붙일지 고심하다 디지털 전환(DX) 등에 쓰이는 X에 혁신·변화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데 착안해 그룹명을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도 LX를 영문 약칭으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 전에 충분히 검토한 결과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LX’와 같은 알파벳 약어만은 상표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룹을 상징하는 로고 등의 이미지가 더해져야 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금까진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만 상표 등록을 해왔다. LG그룹은 다음주 한국국토정보공사 측과 만나 LX 상표 사용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