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그 정도 하시라, 좀스럽다"…양산 사저 논란에 직접 반박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12일 경남 양산의 자택 부지 매입 법 위반 논란에 대해 “선거 시기라 이해는 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야권이 제기해온 양산 사저 의혹을 직접 반박했다. 문 대통령이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실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야당은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에 대한 지나친 비판”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양산 자택에 대해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야권이 제기해온 각종 논란에 대해 대부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이번 사안도 대변인을 통해 반박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비판 의견 때문에 대응하지 않았다. 참모들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은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양산에서 이사 가려는 뜻이 없었다”며 “주위에서 경호 등의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을 때도 계속 반대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문 대통령 부부가 산 양산 농지 1871㎡가 9개월 만에 농업 이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전용(轉用) 허가를 받았다”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9일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현 정권 농지 불법 취득의 원조는 문 대통령”이라며 “농업경영계획서에 11년간 영농 경력이 있다고 기재했는데 아스팔트 위였다”고 재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야당은 즉각 재반박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님, 국민에게 하시는 말씀치고는 좀 심하시네요”라며 “겁나요”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저도 민망합니다.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성상훈/강영연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