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오세훈 "단일화 협상 경색?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안철수 "야권승리를 위해 통 크게 수용하겠습니다."

이 같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메시지가 연이어 나오자마자 중단됐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야권단일화 논의가 재개됐다.

오세훈은 취재진에 안철수는 페이스북에 의지 피력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은 오는 14일 중으로 다시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당초 14일로 논의되던 '비전발표회'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 재개에는 두 후보 간 '직접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문제 없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리라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후보 간 합의가 충분히 존중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라며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신도시 투기와 관련 서울 강남구 선릉로 LH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신도시 투기와 관련 서울 강남구 선릉로 LH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 측에서 왜 자당 후보님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지 안타깝다"며 "단일화 협상의 목적과 취지를 살려 통 크게 협상하고 일괄타결하는 게 시민께서 원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14일 예정됐던 비전발표회도 진행 전망

안철수 후보는 또 "국민의힘에서 이슈마다 잘게 쪼개는 살라미 수법으로 협상하자고 하시는 것은 협상 타결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태도다. 매번 타결이 중단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태도는 야권 지지자들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단일화 의지를 의심케 할 수 있다. 오히려 103석을 지닌 제1야당, 큰 당이 작은 당을 너무 내몰지 않고, 통 큰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두 후보 측 실무협상단 회의는 4시간여의 격론 끝에 파행했다. 토론·여론조사 등 핵심 쟁점을 일괄 타결하는 문제를 두고 공방하다가, 다음 협상 일정조차 못 잡은 채 주말을 맞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야권단일화 결론을 내는 시기가 당초 오는 19일로 결정됐던 만큼, 빠른 협상 진행을 위해 후보들이 직접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메시지가 있기 전 당사에서 열린 '중도개혁보수 범시민사회본부 발족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단의 협상이 경색되면 후보들이 큰 틀에서 물꼬를 트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기대하셔도 좋다"며 단일화 의지를 드러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