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파문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이 쓴 계약서가 사실은 없으며, 논문에 사례를 잘못 인용했다고 동료 교수에게 뒤늦게 시인했다. 한국계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는 2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실은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가 자신이
지난달 26일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파문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이 쓴 계약서가 사실은 없으며, 논문에 사례를 잘못 인용했다고 동료 교수에게 뒤늦게 시인했다. 한국계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는 2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실은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가 자신이 "실수했다"고 실토했다면서 램지어 교수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직접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사진=석지영 교수 홈페이지 캡처
한국계인 석지영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는 13일(현지시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실은 학술지가 이 논문의 철회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석 교수는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의 전말을 기고하면서 올린 추가 글을 통해 "그 논문을 출판한 저널이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석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에 “틀림없이 철회가 고려되는 중”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램지어 교수가 쓴 문제의 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은 일단 법경제학국제리뷰(IRLE) 3월호 인쇄본에 실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등 긴급한 비상 상황의 경우에만 논문을 통째로 삭제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관행인데 램지어 교수의 논문 사태가 그러한 비상 상황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설명이다.

IRLE는 이 논문에 대한 글로벌 학자들의 잇단 문제 제기에 '우려 표명'의 글을 올리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면서, 문제의 논문이 포함된 3월호 인쇄를 늦춘 상태다.

이 학술지는 인쇄본이 나온 뒤 사후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해당 논문이 이미 온라인으로 최종 발간됐다는 이유를 들어 우려 표명과 반박문 등을 덧붙이는 선에서 3월호에 그대로 인쇄하겠다는 입장은 밝힌 바 잇다.

IRLE의 출판사인 엘스비어 측은 최근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논문 출간 기록 수정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사후 철회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한편 석 교수는 지난달 26일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란 제목의 글을 올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직접 대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석 교수는 이 글을 통해 위안부들이 일본군과 '계약'했다는 램지어 교수 주장의 근거가 없다고 했고, 램지어 교수 역시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 글은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본으로 각각 뉴요커 홈페이지에 실렸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