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더 큰 2번'을 언급하며 보궐선거 후 통합을 언급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는 15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화답으로 분열을 말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오세훈에 깊은 유감…단일화 진정성 있나"

안철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해 "놀랍고 충격적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저 안철수가 죽으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도, 정권교체 교두보도 다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는) 제가 늘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말씀하셨다"며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씀인가. 그렇다면 저와 단일화를 하실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지지를 선거 후에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으로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한다"며 "저는 야권이 취약한 20~30대, 중도층·무당층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더 지지가 높은 유일한 후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정계개편을 명분으로 국민의힘 분열을 야기해 야권 분열을 도모하려는 세력도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오세훈 후보는 어제 제가 약속한 범야권 대통합 추진에 반대하시는 것 반대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야권이 통합하여 정권교체 교두보를 놓겠다는 것인지 다른 방도가 있는가"라며 "요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죽으면 서울시장도 정권교체도 물 건너간다"

안철수 후보는 "도대체 지금 단일화를 왜 하는 것인가. 제1야당이 독자적 역량으로 안 되니까 저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역설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이기기 위해서, 국민의힘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도로의 확장을 위해서 저와 단일화 하려는 것 아닌가. 저는 출마선언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야권이 함께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그래서 동지이자 파트너인 국민의힘 지도부와 후보들을 단 한 번도 폄훼하거나 비난한 적이 없었다. 제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는 "그런데 지난해 야권이 힘들 때, 문재인 정부의 서슬이 시퍼럴 때,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저들과 싸울 때, 어디 계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보고 야권 분열의 중심이고 야권 분열의 씨앗이라고 말씀하실 수는 없다"며 "저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항해 함께 싸운 모든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아무리 급해도 단일화 협상 중인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이런 언행은 야권 지지자들의 실망과 이탈을 가져와 결국은 같이 죽는 길"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