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글로벌 스탠더드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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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뉴욕 특파원
![[특파원 칼럼] 글로벌 스탠더드의 중요성](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7.21914393.1.jpg)
온라인 매장인 아마존에도 같은 시기에 주문을 넣었다. 빠른 건 하루 만에, 늦어도 3~4일을 넘기지 않았다.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이 47%(작년 말 기준)를 점유한 결정적인 배경 중 하나다.
한국 대신 美 선택한 쿠팡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한국 기업 최초로 직상장한 쿠팡은 아마존을 벤치마킹했지만 아마존보다 한 발 앞선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차별화된 포인트는 새벽 배송과 집 앞 반품 서비스다.밤 12시까지만 주문을 넣으면 이튿날 오전 7시 전에 집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버튼을 몇 번 눌러 집에서 반품·환불이 가능한 점은 아마존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서비스다. 쿠팡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13%에 불과한데도 시가총액이 831억달러(12일 기준)에 달한 건 이런 혁신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미국 증시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지지 여론이 더 많은 듯하다. 한국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는 것 외에 글로벌 스탠더드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혁신 막는 규제 없애야
쿠팡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는 전략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는 대주주 지분이 3%로 제한된다. 정부 영향권에 있는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로 기업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국회는 노사 갈등이 첨예한 한국 상황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거론하고 있다.디지털 경제의 발달로 혁신 기업은 앞으로도 많이 출현할 것이다. 하지만 거미줄 같은 규제가 버티고 있는 한 해외로 나가려는 한국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도 허용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규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이란 평가 속에 일자리를 1만2000여 개 창출했던 타다 서비스는 ‘타다 금지법’이 제정돼 좌초했다.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에 밀려 월 2회 강제 휴무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식 규제 폭주는 혁신 기업을 해외로 내몰고 질 좋은 일자리를 없앨 뿐이다.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