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일자리·창업 공약에서 당과 자신의 성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정책을 선보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조원 규모의 ‘대전환 펀드’ 조성 공약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권역별 세분화된 일자리 대책과 준공업지역 규제완화 등을 꺼내 들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 유치를 약속했다.

朴 "1兆 대전환 펀드" 吳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 安 "구글·알리바바 유치"
박 후보는 대전환 펀드를 서울시와 서울시 산하기관이 5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 투자 5000억원을 유치해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펀드를 창업기업, 사회적 벤처기업, 여성벤처기업 등에 집중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지난 2월 SNS에서 “정부 예산의 7.16% 규모 예산에 불과한 서울시가 별도로 5000억원을 출자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며 현실성 문제를 제기했다.

오 후보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 공약을 선보였다. 구로구에 준공업지역 규제를 완화해 신규 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을 해내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마포구에는 4차 산업형 핵심 일자리 거점을 조성하기로 약속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구로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마포 4차 산업형 핵심 일자리 거점은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미국의 구글과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을 서울에 유치해 투자와 비즈니스에 매력적인 서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를 위해 서울시에 경제외교 전담 부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을 무슨 수로 유치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입을 모아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이와 함께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신규 일자리 10만 개 등 5년간 일자리 130만 개 창출을 약속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청년 구직단념층, 경력단절여성 등 비경제활동층을 줄이고 청년 고용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에게 일자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부산의 전통 제조업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펀드 중 하나인 요즈마그룹과 1조2000억원대 창업펀드를 조성하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개혁 등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책을 펼쳐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아무리 예산을 대거 투입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자리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