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같은 당 허은아 의원(사진)도 15일 박완서 작가의 책을 인용하고 나섰다. 다만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인용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했던 배현진 의원과는 달리 허은아 의원은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을 비판했다.

86세대에게 박완서의 '거저나 마찬가지' 권한 허은아

허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거저 드시려는 86 운동권 분들께 책 한 권을 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국민작가 박완서 선생님이 떠나신 지 10년이 됐다. 늘 따뜻한 글로 우리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하셨던 그분이셨지만 때론 매섭게 시대와 세대를 비판하기도 하셨다"며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직접 남기신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에 수록된 단편소설 '거저나 마찬가지'는 기득권을 장악한 86 운동권의 위선적 실체를 그 어느 글보다 사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소설의 일부 내용을 인용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영숙은 운동권 선배이며 민중을 천대하는 선배 언니의 행동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그는 소설에 나오는 선배 언니의 행동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86 운동권의 의식구조와 위선적 실체"라며 "86 운동권인 선배 언니가 민중을 사랑한 이유는 그 자신들이 민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직장을 빼앗고, 글을 빼앗고, 집을 빼앗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생마저 빼앗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민중민주' 외쳐놓고 행동은 문재인 주의인 '문중문주'"

이어 "소설이 발표된 지 십수 년이 됐다. 그 기간 86 운동권은 어떻게 됐는가"라며 "기득권을 넘어 권력을 통째로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그 권력을 사유화하고 세습하려 하는 거악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중인 영숙의 삶을 빼앗은 선배 언니의 86 운동권 동지들은 지금 대통령이 되고, 시장이 되고, 장관이 되고, 국회의원이 됐다"며 "이들은 국민들에게 알량한 혜택을 베풀고 모든 것을 앗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은아 의원은 "이들에게 있어 대한민국은 거저나 마찬가지다. 여성은 추행의 대상, 인권은 장사의 대상, 땅은 투기의 대상, 공직은 나눠 먹기의 대상일 뿐"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박원순, 오거돈, 윤미향, 양이원영, 김경만, 양향자, 서영석, 김주영, 윤재갑, 김의겸과 같은 위선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입으로는 '민중민주'를 외치지만 행동으로는 문재인 중심, 문재인 주의인 '문중문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꽁으로 먹으려 하는 386 운동권 정치인들께 박완서 선생님의 '거저나 마찬가지'의 일독을 권한다"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