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美국방 "인도태평양 평화·안정 중요한 의제 논의"
미측 회담서 제기할 가능성…국방부 "의제에 포함 안돼"
미국 '한미일 연합훈련 정례화' 거론할 듯…의제 막판조율(종합)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오는 17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일 3국 연합훈련 강화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현하는데 한미일 3국 협력이 필수적이고, 이를 통해 한일 관계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특히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를 아시아 전략 중심에 놓고 이들 국가와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을 등한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고위 소식통은 15일 "미국 국무·국방부 장관의 한국과 일본 순방 키워드는 '한미일 협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3국 협력, 특히 군사적 협력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양국 국방부서 회담 의제를 막판 조율하고 있다"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도 일부 평가를 하겠지만 한미일 연합훈련 정례화 등의 방안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3국의 연합훈련 중요성 등을 강하게 제기하면 회담에서 다룰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오스틴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차 하와이에 도착 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일본, 한국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논의해야 할 중요한 의제가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무부도 토니 블링컨 장관의 한일 순방과 관련한 자료에서 "세 나라 간 굳건하고 효과적인 양자, 3자 관계가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 인권 옹호,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 걸친 평화, 안보, 법치 증진 등 공동 안보와 관심사에서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의 취임 후 첫 행보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에 최우선 순위를 둔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한미일 협력을 부각하려는 것임을 시사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일본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을 통해 "이번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 중"이라며 "해당 사안(한미일 연합훈련)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 양국 군 당국 간 의제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은 매년 분기별로 진행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요격하는 훈련 외에는 실기동 연합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19년 5월에는 한미일, 호주 등 4개국이 참가한 '퍼시픽 뱅가드'(태평양 선봉) 연합훈련이 닷새가량 일정으로 시행된 바 있다.

태평양 괌과 마리아나 제도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4개국 연합훈련에 한국 해군은 왕건함(4천200t급)이 참여했다.

한일 군사협력은 2018년 12월 일본 해상초계기가 한국 함정을 향해 초저공으로 위협 비행을 했고, 일본은 오히려 한국 함정이 화기관제(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한 사건 이후 사실상 올스톱됐다.

국방부가 지난달 발간한 '2020 국방백서'도 한일 관계를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격하시켜 표현한 바 있다.

미국 '한미일 연합훈련 정례화' 거론할 듯…의제 막판조율(종합)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다양한 분야의 연합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낙하 및 화물 공수 훈련인 '에어본(Airborne) 21'을 시행했다.

육상자위대 500여명과 미 공군의 C-130J(슈퍼 허큘리스) 12대가 동원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일본, 호주 공군이 참여한 연합공중훈련인 '콥 노스(Cope North) 21'도 진행했다.

미일 전투기 등 90여 대의 군용기와 2천2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