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수학에 선택과목 도입
사탐·과탐도 최대 2과목 골라야
EBS 연계율 70%→50%로 축소
영어 '지문외우기' 도움 안될 듯
6월3일, 9월1일 모의평가 실시
당국 "코로나發 난도 조정 없다"
늘어난 경우의 수, 과목 선택이 중요
16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에 ‘공통과목+선택과목’ 제도가 도입돼 학생들이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다. 문·이과 통합을 목표로 삼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수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수학의 경우 기존에는 학생들이 계열에 따라 미리 출제범위 및 과목이 정해진 가·나형 중 1개를 선택해야 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으로 수학Ⅰ·수학Ⅱ를 치르고,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등 3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국어는 공통과목으로 독서·문학을 보고,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또는 언어와 매체 중 1개를 택해 보게 된다.사회·과학 탐구영역도 계열 구분이 사라진다. 기존에는 사회탐구 9개 과목 중 2개 또는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골라야 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이런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 보면 된다.
EBS 수능교재와의 연계율은 기존 70%대에서 50%대로 축소한다. 연계 방식도 출제된 지문을 직접 사용하는 방식 대신 소재 및 개념 등을 인용하는 간접연계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영어영역은 모든 연계 문항을 간접연계로 대체해 ‘영어지문 외우기’와 같은 공부법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선택과목이 늘면서 학생들이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 상위권 학생들은 선택과목 난도에 따라 실제 대입에 반영되는 표준점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하가 크게 어렵고, 미적분이 쉬웠다면 같은 원점수 100점을 받더라도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실제로는 더욱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된다. 교육부는 이를 고려해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한 뒤 전체 표준점수를 산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점수계산이 더욱 복잡해져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가원 “올해도 쉬운 수능 없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능 시험은 감염병 확산과 관계없이 11월 18일 예정대로 치러진다.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능 난도 조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수능 난도에 모두 반영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출제경향을 유지하는 것이 수험생에게 훨씬 안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입시업계에선 문·이과 통합에 따른 대입 양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주요 대학이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학과별로 응시과목을 제한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문·이과 구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웨이에 따르면 상위권 주요 대학 중 2022학년도 대입에서 자연계열 학과에 미적분·기하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56개교로 집계됐다. 확률과 통계를 지정한 대학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과목 수 확대 등 변수가 많아진 만큼 학력평가, 모의고사를 통한 학생들의 실력 점검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선택과목의 난도를 가늠하는 것보다 기본실력을 착실히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수능 난도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원 모의평가는 각각 6월 3일, 9월 1일 치러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의평가를 거쳐 작년과 비슷하게 적정한 수능 난이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