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1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유럽 각국에서 AZ 백신 접종 이후 뇌혈전이 발생했다는 사례보고가 잇따른데 대한 조치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의 권고에 따라 AZ백신 접종을 1차, 2차회분 모두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EI는 AZ 백신 접종으로 뇌혈전이 시간차를 두고 발생했다는 사례가 추가 보고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슈판 장관은 "독일과 EU의 전문가들이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작용이 결과적으로 백신접종의 효과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AZ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 대해서는 "접종 이후 나흘 이상 몸이 좋지 않으면 즉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랑스도 AZ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의 발표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유럽의약품청(EMA) 판단이 나올 때까지 AZ백신 접종을 멈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백신 접종 후 돌연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날 전국적으로 AZ백신 사용을 한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도 AZ 백신 접종을 최소 15일간 중단할 계획이라고 카데나 세르 라디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덴마크를 필두로 노르웨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은 AZ백신의 일부 제조단위 물량 또는 전체물량에 대한 접종을 유보한 바 있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지난 11일 AZ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이 혈전과 출혈,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보여 치료받고 있다면서 EMA와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EMA는 오는 18일 특별회의를 열고 AZ 백신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MA는 이번 사안과 관련, 안전성 위원회가 오는 16일 정보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며 18일에는 필요할지도 모르는 추가 조치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위한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EMA는 현재 코로나19 예방에 있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익은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