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갑작스런 소화불량 한 달 넘게 지속 시 위암 검사 빨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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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김정욱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만성 소화불량 암 가능성 낮아
체중감소·빈혈 동반땐 위암 의심
까만 대변은 다른 질환 가능성도
내시경만 잘 받아도 위암 예방
가족력 있으면 40세 前에 검사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 90% 이상
만성 소화불량 암 가능성 낮아
체중감소·빈혈 동반땐 위암 의심
까만 대변은 다른 질환 가능성도
내시경만 잘 받아도 위암 예방
가족력 있으면 40세 前에 검사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 90% 이상
“갑자기 생긴 소화기계 증상이 한 달 넘게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합니다.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면 암 때문에 생긴 위험 증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김정욱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몇 년간 앓아온 소화불량이라면 암과는 관련이 없다”며 “다만 나이가 많은 고령층에게 갑자기 소화불량이 시작됐다면 좋은 징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시경 등을 이용해 조기 위암 환자를 치료하는 소화기내과 의사다. 그가 주로 진행하는 내시경적점막하박리술(ESD)은 배를 가르는 수술 대신 내시경을 통해 위장관을 보면서 암이 생긴 조직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경희대병원은 국내에 ESD가 도입된 2000년대 후반 이 시술을 한 1세대 병원이다.
소화불량은 인구의 2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상복부 불편감을 의미한다. 음식을 먹은 뒤 위장에 계속 남은 것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식사를 하자마자 배가 부른 것, 상복부 팽만감, 식후 구역질, 트림 등이다.
누구나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참거나 약을 먹으면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위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
김 교수는 “소화촉진을 위해 식초나 신 과일을 먹는 환자도 있지만 소화불량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화불량과 함께 체중감소, 빈혈 증상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소화불량이 있다면 위암을 의심해야 하나.
“소화불량의 1차적인 원인은 위 운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위가 예민해지는 위장 과민성 질환이 있거나 음식, 약, 염증 등의 요인 때문에 생기기 쉽다. 심리적 요인도 크다. 위암이나 췌장암 등의 증상으로도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몇 년간 지속된 만성 소화불량이라면 암 가능성은 오히려 낮다. 1~2주일 정도 생겼다가 사라지는 증상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없던 소화불량 증상이 갑자기 생겨 한 달 넘게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봐야 한다.”
▷암이 있으면 체중감소 빈혈도 동반되나.
“그렇다. 위암이 생기면 암이 많은 영양분을 흡수한다. 정상 위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면 소화기능을 제대로 못한다. 소화는 물론 영양을 흡수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 암 환자의 체중이 줄어드는 이유다. 위는 혈관이 풍부한 장기다. 암이 생기면 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혈액이 미세하게 위장관으로 빠져나간다. 대장도 마찬가지다. 위장관계에 암이 있으면 빈혈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검은 대변도 위암 위험 증상이라고 한다.
“상복부 출혈이 있으면 대변이 까맣게 바뀔 수 있다. 다만 위암 환자에게 흔한 증상은 아니다. 까만 대변을 본다면 위암뿐 아니라 다른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보는 게 좋다.”
▷한국에 위암 환자가 특히 많은데 이유는 뭔가
“위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이다. 매년 인구 10만 명당 50~6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 흡연, 음주, 유전 등도 영향을 준다. 한국과 일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많다. 절인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도 영향을 주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어린 아이는 성인 어른의 침 등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입에 넣었던 음식을 주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 다만 성인끼리는 식습관 등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부부끼리도 잘 전파되지 않는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선종 등 위암 전 단계 병변이 생기기 전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암이다.
“위암을 조기에 찾으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과거에는 위암 검진으로 조영술을 많이 했지만 조기 위암 발견율이 낮다. 더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 위내시경을 받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위암이 많이 진행돼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50~60대에 평생 내시경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다는 환자가 많다. 내시경만 잘 받으면 위암으로 사망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검사를 2년마다 받아야 한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다면 40세 이전에 받는 게 좋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더 자주 검사 받아야 한다. 위암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 6개월~1년마다 검사 받는 것을 추천한다.”
▷ESD나 위암 수술 환자는 식습관도 고민이다.
“위 수술 후에는 거친 음식이 좋지 않다. 야채 등이 몸에 좋다고 많이 섭취하는데 오히려 위에 부담이 돼 소화를 방해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생야채나 생과일 등은 주의해야 한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다만 수술 후 지나치게 음식을 가리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몸에서 받으면 무슨 음식이든 다 먹을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정욱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몇 년간 앓아온 소화불량이라면 암과는 관련이 없다”며 “다만 나이가 많은 고령층에게 갑자기 소화불량이 시작됐다면 좋은 징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시경 등을 이용해 조기 위암 환자를 치료하는 소화기내과 의사다. 그가 주로 진행하는 내시경적점막하박리술(ESD)은 배를 가르는 수술 대신 내시경을 통해 위장관을 보면서 암이 생긴 조직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경희대병원은 국내에 ESD가 도입된 2000년대 후반 이 시술을 한 1세대 병원이다.
소화불량은 인구의 2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상복부 불편감을 의미한다. 음식을 먹은 뒤 위장에 계속 남은 것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식사를 하자마자 배가 부른 것, 상복부 팽만감, 식후 구역질, 트림 등이다.
누구나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참거나 약을 먹으면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위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
김 교수는 “소화촉진을 위해 식초나 신 과일을 먹는 환자도 있지만 소화불량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화불량과 함께 체중감소, 빈혈 증상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소화불량이 있다면 위암을 의심해야 하나.
“소화불량의 1차적인 원인은 위 운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위가 예민해지는 위장 과민성 질환이 있거나 음식, 약, 염증 등의 요인 때문에 생기기 쉽다. 심리적 요인도 크다. 위암이나 췌장암 등의 증상으로도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몇 년간 지속된 만성 소화불량이라면 암 가능성은 오히려 낮다. 1~2주일 정도 생겼다가 사라지는 증상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없던 소화불량 증상이 갑자기 생겨 한 달 넘게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봐야 한다.”
▷암이 있으면 체중감소 빈혈도 동반되나.
“그렇다. 위암이 생기면 암이 많은 영양분을 흡수한다. 정상 위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면 소화기능을 제대로 못한다. 소화는 물론 영양을 흡수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 암 환자의 체중이 줄어드는 이유다. 위는 혈관이 풍부한 장기다. 암이 생기면 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혈액이 미세하게 위장관으로 빠져나간다. 대장도 마찬가지다. 위장관계에 암이 있으면 빈혈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검은 대변도 위암 위험 증상이라고 한다.
“상복부 출혈이 있으면 대변이 까맣게 바뀔 수 있다. 다만 위암 환자에게 흔한 증상은 아니다. 까만 대변을 본다면 위암뿐 아니라 다른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보는 게 좋다.”
▷한국에 위암 환자가 특히 많은데 이유는 뭔가
“위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이다. 매년 인구 10만 명당 50~6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 흡연, 음주, 유전 등도 영향을 준다. 한국과 일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많다. 절인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도 영향을 주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어린 아이는 성인 어른의 침 등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입에 넣었던 음식을 주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 다만 성인끼리는 식습관 등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부부끼리도 잘 전파되지 않는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선종 등 위암 전 단계 병변이 생기기 전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암이다.
“위암을 조기에 찾으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과거에는 위암 검진으로 조영술을 많이 했지만 조기 위암 발견율이 낮다. 더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 위내시경을 받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위암이 많이 진행돼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50~60대에 평생 내시경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다는 환자가 많다. 내시경만 잘 받으면 위암으로 사망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검사를 2년마다 받아야 한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다면 40세 이전에 받는 게 좋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더 자주 검사 받아야 한다. 위암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 6개월~1년마다 검사 받는 것을 추천한다.”
▷ESD나 위암 수술 환자는 식습관도 고민이다.
“위 수술 후에는 거친 음식이 좋지 않다. 야채 등이 몸에 좋다고 많이 섭취하는데 오히려 위에 부담이 돼 소화를 방해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생야채나 생과일 등은 주의해야 한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다만 수술 후 지나치게 음식을 가리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몸에서 받으면 무슨 음식이든 다 먹을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