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13.9% 인상하기로 한 한·미 합의안을 두고 “국회 비준 동의 거부”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아쉬움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합리적인 수준의 합의였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인상이라는 논란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앞서 방위비 협상 타결에 환영 논평까지 냈던 여당 소속 의원들까지 크게 반발하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국무·국방 장관 방한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싫다”며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번에 방위비 분담금을 이렇게 합의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가치동맹을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평택기지를 비롯해 우리가 전작권 환수 때문에 얼마를 투자해왔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는 고무도장이 아니다”라며 “정말 이런 식으로 한·미 관계가 계속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결과를 공개하고 올해 방위비분담금을 전년대비 13.9% 인상하고 향후 5년간 매년 한국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춰 인상하기로 했다. 첫해 한국측 분담금은 1991년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이 적용됐고 협정 만료시까지 매년 늘어나는 분담금의 액수도 역대 최대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예년처럼 국방비 증가율이 아닌 물가상승률로 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걷어차 버렸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산 무기 수입이 계속 국방비 증가와 연동된다면 이것이 또다시 방위비 분담금 증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정부의 합의안을 두고 여당 의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김민기 에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꾸준히 방위비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일본은 조정이 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는 이 추세로 가서 8%로 계속 인상되면 앞으로 60년 뒤에는 100조원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은 “우리는 전작권 환수를 위해 국방비를 확대하고 있는데 거기에 따라서 방위비가 계속 올라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서 장관은 이에 대해 “아쉬움도 있지만 트럼프 시대보다 원칙을 준수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이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름대로 노력하고 원칙을 준수했다”면서도 “상대가 있는 협상이었고, 동맹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오는 17일 미 국무·국방 장관이 방한했을 때 방위비 분담금 타결안에 가서명할 전망이다. 두 장관은 방일(訪日) 일정을 마치고 이날 한국을 찾아 다음날인 18일 서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함께 2+2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2회담 직후 가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