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에 이 맛이 가능?"…'가성비 와인' 입소문타고 '완판' [박동휘의 가성비 와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4990원에 이런 품질의 와인을 맛볼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홈플러스가 ‘무적 와인’이란 이름을 걸고 대표 ‘작품’으로 내놓은 ‘체어맨’ 얘기다.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기업인 아콜레이드사의 렌마노 와이너리가 오직 홈플러스에만 전세계 최저가로 납품하는 와인이다.
‘체어맨’은 좋은 와인이 갖춰야 할 기본을 표준화된 형태로 모두 갖추고 있다. 타닌과 산미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코끝을 사로잡는 은은한 향과 목넘김 이후의 잔향이 자연스럽게, 곁들여 먹는 음식에 손이 가게끔 만든다. 필자는 ‘체어맨 까베네소비뇽’부터 맛을 봤는데 코코넛 향이 인상적이었다. 렌마노 와이너리도 이 와인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놨다. “야생열매의 아로마가 매력적이며, 달콤함과 오크가 감도는 블랙베리, 블랙커런트의 풍미를 지닌 미디엄-풀 바디의 와인”
‘체어맨 샤도네이’는 프랑스산이나 5만원 안팎의 뉴질랜드 샤도네이에 비하면 과일향의 풍미가 다소 덜한 편이긴 하지만,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화이트 와인으로선 최상급이라 할 만하다. 더운 여름날 차갑게 보관해 둔 체어맨 샤도네이를 따서 별다른 안주 없이 시원하게 마셔도 그만일 것 같다. 요즘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수제 맥주와 값에서도 차이가 별로 없다.
사실 호주는 가성비 와인의 천국이다. 와인 산업이 수출지향형으로 출발했다. 인구가 적어 내수용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목적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 와인과는 정반대의 '스토리'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실 와인을 만드는데 주력했는데,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자 숨겨진 보물들을 해외에 선보이면서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처음 포도원을 조성한 이는 호주 초대 총독인 영국 해군 함장 아서 필립이다. 그는 1788년에 호주 시드니 항의 팜 코브(Farm Cove)에 포도밭을 일궜다. 영국인들의 와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하여 프랑스인 죄수 2명에게 자유를 주는 조건으로 호주로 보내 포도재배와 와인을 생산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 전문가는 아니었다.(김준철 저 『와인 인사이클로피디아』)
호주 와인의 주력 품종은 역시 쉬라즈다. 1951년에 펜폴즈 와이너리가 처음으로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노마 와이너리가 내세우는 체어맨의 주력도 쉬라즈로 만든 제품이다. ‘체어맨 쉬라즈’는 바닐라와 향신료의 향이 겹겹이 느껴지는 복합미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풍성한 라즈베리와 체리의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타닌이 일품이다. 바닐라 오크와 어우러지는 라즈베리, 블랙체리의 진한 과실 풍미가 부드러운 타닌을 만나 우아하고도 긴 여운을 남긴다.
홈플러스가 체어맨 와인 시리즈를 독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은 영국의 대형 유통 체인인 테스코 덕분이다. 홈플러스의 옛 주인인 테스코가 렌노마 와이너리와 계약을 맺어둔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자사의 강점인 글로벌 소싱을 통해 초저가 가성비 와인을 ‘무적와인’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대에도 지역별 특징이 뚜렷한 제품으로 와인 초심자부터 애호가까지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원래 체어맨 시리즈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창립 기념 행사로 선보였다. 준비했던 16만 병이 완판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와인 열풍이 다시 불면서 오직 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던 체어맨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끊이지 않자, 결국 홈플러스는 재판매를 결정했다. 일종의 ‘앵콜 판매’다. 희소성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고객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렌마노는 세계 7대 와인기업으로 불리는 아콜레이드사가 보유한 여러 레이블 중 하나다. 정확한 명칭은 렌마노 체어맨스 와이너리(Renmano Chairman’s Winery)다. 1914년 설립된 호주 최초의 협동 조합형 와이너리로,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주 1위 와이너리인 ‘베리 에스테이트(Berri Estate)’에서 와인 양조와 품질 관리를 하면서 최고 포도와 양조 기술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한다. 렌마노 와이너리는 매년 280만ℓ의 와인을 대규모로 생산 하면서 동시에 고품질 와인을 만드는 최고의 가성비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체어맨’은 좋은 와인이 갖춰야 할 기본을 표준화된 형태로 모두 갖추고 있다. 타닌과 산미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코끝을 사로잡는 은은한 향과 목넘김 이후의 잔향이 자연스럽게, 곁들여 먹는 음식에 손이 가게끔 만든다. 필자는 ‘체어맨 까베네소비뇽’부터 맛을 봤는데 코코넛 향이 인상적이었다. 렌마노 와이너리도 이 와인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해놨다. “야생열매의 아로마가 매력적이며, 달콤함과 오크가 감도는 블랙베리, 블랙커런트의 풍미를 지닌 미디엄-풀 바디의 와인”
‘체어맨 샤도네이’는 프랑스산이나 5만원 안팎의 뉴질랜드 샤도네이에 비하면 과일향의 풍미가 다소 덜한 편이긴 하지만,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화이트 와인으로선 최상급이라 할 만하다. 더운 여름날 차갑게 보관해 둔 체어맨 샤도네이를 따서 별다른 안주 없이 시원하게 마셔도 그만일 것 같다. 요즘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수제 맥주와 값에서도 차이가 별로 없다.
사실 호주는 가성비 와인의 천국이다. 와인 산업이 수출지향형으로 출발했다. 인구가 적어 내수용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목적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 와인과는 정반대의 '스토리'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실 와인을 만드는데 주력했는데,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자 숨겨진 보물들을 해외에 선보이면서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처음 포도원을 조성한 이는 호주 초대 총독인 영국 해군 함장 아서 필립이다. 그는 1788년에 호주 시드니 항의 팜 코브(Farm Cove)에 포도밭을 일궜다. 영국인들의 와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하여 프랑스인 죄수 2명에게 자유를 주는 조건으로 호주로 보내 포도재배와 와인을 생산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 전문가는 아니었다.(김준철 저 『와인 인사이클로피디아』)
호주 와인의 주력 품종은 역시 쉬라즈다. 1951년에 펜폴즈 와이너리가 처음으로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노마 와이너리가 내세우는 체어맨의 주력도 쉬라즈로 만든 제품이다. ‘체어맨 쉬라즈’는 바닐라와 향신료의 향이 겹겹이 느껴지는 복합미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풍성한 라즈베리와 체리의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타닌이 일품이다. 바닐라 오크와 어우러지는 라즈베리, 블랙체리의 진한 과실 풍미가 부드러운 타닌을 만나 우아하고도 긴 여운을 남긴다.
홈플러스가 체어맨 와인 시리즈를 독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은 영국의 대형 유통 체인인 테스코 덕분이다. 홈플러스의 옛 주인인 테스코가 렌노마 와이너리와 계약을 맺어둔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자사의 강점인 글로벌 소싱을 통해 초저가 가성비 와인을 ‘무적와인’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대에도 지역별 특징이 뚜렷한 제품으로 와인 초심자부터 애호가까지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원래 체어맨 시리즈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창립 기념 행사로 선보였다. 준비했던 16만 병이 완판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와인 열풍이 다시 불면서 오직 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던 체어맨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끊이지 않자, 결국 홈플러스는 재판매를 결정했다. 일종의 ‘앵콜 판매’다. 희소성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고객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렌마노는 세계 7대 와인기업으로 불리는 아콜레이드사가 보유한 여러 레이블 중 하나다. 정확한 명칭은 렌마노 체어맨스 와이너리(Renmano Chairman’s Winery)다. 1914년 설립된 호주 최초의 협동 조합형 와이너리로,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주 1위 와이너리인 ‘베리 에스테이트(Berri Estate)’에서 와인 양조와 품질 관리를 하면서 최고 포도와 양조 기술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한다. 렌마노 와이너리는 매년 280만ℓ의 와인을 대규모로 생산 하면서 동시에 고품질 와인을 만드는 최고의 가성비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