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민이 왜 시흥서 농사짓나"…투기 의심사례 37건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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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참여연대, 2차 투기 의혹 폭로
경실련,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신고센터 운영
경실련,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신고센터 운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시흥시에서 농지 투기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들은 투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자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 등은 채권최고액이 거래금액의 80%를 넘거나 대규모 대출이 이뤄진 경우 투기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농지는 생산성이 높지 않아 10억~20억원 같이 큰 돈을 대출받아 사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채권 최고액이 4억원이 넘는 경우 시중금리를 3%라고 생각할 때 적어도 월 77만원의 대출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를 주말농장 용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토지 소유자들이 자금을 빌린 은행은 주로 북시흥농협과 부천축협으로 조사됐다. 단체들은 “농지에 대해 과도한 대출이 이뤄진 것이 아닌지 대출 적정성과 관할 행정기구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 소유자의 주소지가 서울 송파구, 경남 김해시 등으로 농지와 거리가 먼 사례들도 다수였다. 단체들은 “농지소유자의 주소지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경우 농지법이 규정하는 ‘자기의 농업경영’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해당 토지소유자들의 직업, 농업경영계획서의 허위·과장 작성 여부 등을 조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이 공공주택특별법이나 부패방지법 등의 위반여부만 가지고 수사를 한다면 한계가 있다”며 “농지법이나 부동산실명법 위반 여부로 수사의 범위를 넓혀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 공무원,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 최근 10년간 공공이 주도한 공공개발 사업에 관여한 공공기관 임직원은 물론 기획부동산, 허위의 농림법인, 전문투기꾼 등 투기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측은 “정부의 1차 조사 결과를 보면 겨우 20여건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며 “정부는 공직자들의 투기 지역을 3기 신도시로 협소하게 제한하고, 조사 대상도 국토부와 LH로 한정하며, 조사방법도 대면조사나 자진신고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공직자들의 투기를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투기 조사 지역을 2·3기 신도시 및 수도권의 신도시, 공공택지, 산업단지, 그린벨트, 농지 등 최근 10년간 거래자와 토지보상 내역 등을 전수조사 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중앙정부의 개발관련 부처 및 산하 공기업, 지방정부 및 산하 공기업의 직원 등과 가족까지도 전수조사 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민변·참여연대 “시흥시 과림동만 투기 의심 사례 37건”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흥시 과림동 일대의 농지 투기 의심 사례 37건을 발표했다. 기존 LH 임직원의 투기 의혹 6건을 제외하고 추가로 31건의 투기 의혹이 발견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토지거래 가액 또는 대출 규모가 농업 경영목적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사례 18건 △농지 소재지와 토지소유자의 주소지가 멀어 농업 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사례 9건(LH 직원 사례 1건 포함) △다수 공유자의 농지 매입으로 농지법 위반을 의심할 사례 6건(LH 직원 사례 5건 포함) △현장실사 결과 농지를 농업경영에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 4건이었다.민변 등은 채권최고액이 거래금액의 80%를 넘거나 대규모 대출이 이뤄진 경우 투기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농지는 생산성이 높지 않아 10억~20억원 같이 큰 돈을 대출받아 사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채권 최고액이 4억원이 넘는 경우 시중금리를 3%라고 생각할 때 적어도 월 77만원의 대출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를 주말농장 용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토지 소유자들이 자금을 빌린 은행은 주로 북시흥농협과 부천축협으로 조사됐다. 단체들은 “농지에 대해 과도한 대출이 이뤄진 것이 아닌지 대출 적정성과 관할 행정기구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 소유자의 주소지가 서울 송파구, 경남 김해시 등으로 농지와 거리가 먼 사례들도 다수였다. 단체들은 “농지소유자의 주소지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경우 농지법이 규정하는 ‘자기의 농업경영’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해당 토지소유자들의 직업, 농업경영계획서의 허위·과장 작성 여부 등을 조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이 공공주택특별법이나 부패방지법 등의 위반여부만 가지고 수사를 한다면 한계가 있다”며 “농지법이나 부동산실명법 위반 여부로 수사의 범위를 넓혀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 공무원,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 최근 10년간 공공이 주도한 공공개발 사업에 관여한 공공기관 임직원은 물론 기획부동산, 허위의 농림법인, 전문투기꾼 등 투기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등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 받는다”
같은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은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신고센터는 이날부터 공직자와 그 친인척·지인의 부동산 투기에 관한 제보를 받기로 했다. 공직자에는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을 비롯해 법관, 검사, 경찰·소방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등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경실련은 정부 합동조사단이 일부 공공기관 직원이나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조사 대상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아 신고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경실련 측은 “정부의 1차 조사 결과를 보면 겨우 20여건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며 “정부는 공직자들의 투기 지역을 3기 신도시로 협소하게 제한하고, 조사 대상도 국토부와 LH로 한정하며, 조사방법도 대면조사나 자진신고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공직자들의 투기를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투기 조사 지역을 2·3기 신도시 및 수도권의 신도시, 공공택지, 산업단지, 그린벨트, 농지 등 최근 10년간 거래자와 토지보상 내역 등을 전수조사 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중앙정부의 개발관련 부처 및 산하 공기업, 지방정부 및 산하 공기업의 직원 등과 가족까지도 전수조사 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