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사 자격 진위 확인 불가…60대 남성, 징역 2년+벌금 1천만원
법원 "연구 목적 미명으로 무면허 한방의료행위…엄단 마땅"
"용하다" 소문난 한의사 알고 보니 가짜…환자 1명 숨지기도
몸이 아픈 사람을 상대로 무자격 의료 행위를 한 가짜 한의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A(62)씨는 2016년 9월께부터 대전 서구 한 건물에서 관절 등지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을 상대로 침을 놓는 등 시술을 했다.

알음알음 '치료를 잘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조금씩 늘어난 환자를 상대로 그는 시술 때 돈을 받았다.

정기적으로 오는 이들 중에는 많게는 100만원까지 낸 경우도 있다.

A씨는 그러나 한의사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한방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2019년 5월 19일 그에게 치료받던 60대 환자가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다 숨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2016∼2019년 52명에게 231차례에 걸쳐 영리를 목적으로 침술 등을 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중의사 자격이 있고, 연구 또는 임상실험 목적으로 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보고 그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한의사 자격도 없는 피고인의 범행은 엄단하는 게 마땅하다"며 "피고인 출입국 기록 등에 비춰 보면 중의사 자격 진위가 상당히 의심스럽고, 학위증명서 등 서류도 중의사 자격에 대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치료받은 이들 중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피고인 진술로 볼 때 주관적 자신감과 연구 목적이라는 미명으로 무면허 한방 의료행위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사나 공판 단계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주변인에게 위증을 교사한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