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가 보험료를 10% 안팎 올리고 있다. 보험료 인상은 새로 계약을 하는 보험 상품부터 적용된다.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으나 그동안의 저금리 기조를 감안할 때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1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5월까지 예정이율을 연 2.25%에서 연 2.0%로 낮춘다. 예정이율이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만기가 됐을 때 원하는 보험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예정이율이 연 0.25%포인트 떨어지면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 정도 오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연 2.5%에서 연 2.25%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말 일부 상품의 예정이율을 다시 연 2.0%로 낮췄다. 삼성생명은 5월까지 대부분 상품의 예정이율을 연 2.0%로 낮출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이번달에 연 2.25%였던 예정이율을 연 2.0%로 떨어뜨렸다.

중소 보험들사도 다음달 인하 일정을 확정했다. NH농협생명은 다음달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연 2.25%에서 연 2.0%로 조정한다. 종신보험은 작년에 인하돼 이미 연 2.0%를 적용하고 있다. 동양생명도 1월에 비갱신형 보장성 상품에 대해 연 2.25%로 내렸고, 다음달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도 똑같이 낮춘다. ABL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1월에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예정이율을 종신보험 기준 연 2.4%로 유지했다.

예정이율 인하는 저금리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더 많이 받아야 하게 됐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분위기가 주춤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9년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졌지만 예정이율에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작년에 내리지 못한 부분이 시차를 두고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