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군 기민당 대표 지지율 녹색당 공동대표에 뒤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독일 여당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했다.

독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스캔들과 연방선거의 전초전 격인 주의회 선거 참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이 오는 9월 16년만에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총리를 선출할 연방의원 선거를 앞둔 가운데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가 메르켈 총리를 이을 총리 후보로 나선다면, 지지율이 녹색당 공동대표에 밀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르켈 후계' 미궁속…독일 여당 지지율 30% 아래로 추락
1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RTL·ntv방송의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29%로 추락했다.

올해 초만 해도 35%를 상회하며 40%를 넘보던 지지율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과 마스크 스캔들, 주의회 선거 참패 등으로 급속도로 추락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수준으로 지난 연방의회 선거 당시 32.9%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여당 연합의 지지율 급락으로 인한 가장 큰 반사이익은 녹색당이 봤다.

녹색당의 지지율은 21%로 뛰어 지난 연방의회 선거 당시 8.9%보다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사회민주당(SPD)은 16%, 자유민주당(FDP)과 좌파당은 각각 8%, 극우주의적 성향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를 각각 기록했다.

'메르켈 후계' 미궁속…독일 여당 지지율 30% 아래로 추락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의 추산에 따르면 오는 9월 치러질 연방의회 선거 의석수는 728석이 된다.

현행 지지율을 기준으로 의석수를 나눠보면 기민·기사당연합이 232석, 녹색당은 165석, 사민당은 126석, 자민당과 좌파당은 각각 63석, 독일을 위한 대안은 79석을 얻게 된다.

각 정당 간의 연정을 통한 집권을 위해서는 365석이 필요하다.

정당 상징색에 따라 흑(기민·기사당)·녹(녹색당) 연정은 397석이 돼 가능하다.

흑(기민·기사당)·적(사민당) 연정은 358석, 빨강(사민당)·노랑(자민당)·초록(녹색당)은 354석에 불과해 집권이 불가능하다.

'메르켈 후계' 미궁속…독일 여당 지지율 30% 아래로 추락
메르켈 총리 뒤를 이을 총리 후보로 거명되는 라셰트 기민당 대표가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된다면 지지율이 21%로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22%)에 1%포인트 차로 밀리게 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의 지지율은 15%다.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가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되면 지지율은 36%로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20%)나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15%)를 훨씬 앞서게 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9∼15일 2천501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메르켈 후계' 미궁속…독일 여당 지지율 30% 아래로 추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