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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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 6만5000원의 두 배인 13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했다.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따상’이다.

‘따상’ 이후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에만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코스피200지수 편입,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결과 발표 등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급격히 성장한 큐어벡 노바백스 바이오엔텍의 시가총액은 16조~25조원 수준”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자체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상용화에 따라 글로벌 백신업체들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상반기 1상 결과 발표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되는 성과는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결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개를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NBP2001’와 빌게이츠재단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으로 개발하고 있는 ‘GBP510’이다. 현재 각각 임상 1상과 1·2상을 진행 중이다.

NBP2001은 코로나19의 표면 항원 단백질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단백질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합성항원백신이란 점에서 임상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GBP510은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내 한 가지 백신에 대해 임상 3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상반기 내에는 두 가지 백신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회사는 코로나19 백신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하나의 백신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로, 올 3분기 대규모 임상 3상을 진입할 예정”라고 말했다.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 가능성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상장 첫날부터 높은 시가총액으로 코스피200 조기편입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코스피200 편입을 위한 상장기간 조건은 6개월이다. 다만 6개월이 경과하지 않아도 신규상장종목 특례 형식으로 조기 편입할 수 있다. 신규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 동안 일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보통주 중 상위 50위 이내에 들면, 심사를 거쳐 정기변경일 이전에 특례 편입 종목으로 조기편입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12조9285억원으로, 단숨에 코스피 28위에 직행했다. 코스피200 조기편입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거래소는 매년 6월과 12월에 코스피200 구성 종목을 정기적으로 변경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상위 50위권을 지키면 코스피200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코스피 시총 순위 50위는 미래에셋대우로 6조2531억원이다.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로부터의 매수세가 기대된다.

다만 오는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MSCI) 정기 변경 시에는 편입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낮은 유통주식비율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주식 중 보호예수(락업)가 걸린 물량은 6700만2490주(지분 88.4%)다. 1개월 후 락업이 풀리는 물량이 나와도 유통주식비율은 16%에 그친다.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의 지분 68.43%에 6개월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1년간 팔 수 없는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6%는 내년 3월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총 공모주식수 2295만 주 중 절반이 넘는 1262만2500주는 기관투자자 물량으로, 이 중 85.27%는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간 락업을 확약했다.

락업 물량은 단기 주가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의 경우에도 기관투자자의 락업이 풀리는 날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중장기 모멘텀 예상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기적인 모멘텀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이다.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2014년 연구를 시작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백신은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질환 및 중이염을 예방한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임상 1상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현재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규모는 약 7조원이다. 화이자의 13가 백신이 80%를 점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가 이상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20개 이상의 폐렴구균을 예방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까지 사노피로부터 총 500억원에 달하는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했다. 임상과 상업화에 성공하면 2025년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장 큰 수익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주’, 국내 유일의 세계보건기구(WHO) 품질인증 수두백신 ‘스카이 바리셀라주’ 등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GSK가 개발한 백신 5종을 국내에서 공동 판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