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 선언' 1시간만에 다시 반전을 맞았다. 안 후보가 오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오 후보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꺼진 줄 알았던 야권 단일후보 등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다만 유·무선 비율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19일(후보 등록 마감일) 전 단일화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안 후보는 18일 오후 '긴급 입장문'을 통해 "오 후보가 오늘 아침에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실무협상팀의 '협상 결렬 선언'으로부터 1시간 15분만에 오 후보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를 통해 적합도·경쟁력 '반반 설문'을 제안했다. 여론조사기관 두 개를 선정해 한 기관은 적합도, 다른 기관은 경쟁력을 설문, 합산해 단일후보를 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이날 안 후보 측 협상단인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경쟁력하고 적합도는 서로 다른 측정기준인데 합산해 결론을 내자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주장했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안 후보는 이날 입장에서 "실무협상단은 제안 내용이 불합리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나는 대의를 위해서 수용하겠다"며 "어떻게 해서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게 모든 야권 지지자들에 대한 정치적 도리"라고 밝혔다.

오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환영한다"며 "이제 협상단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고, 세부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 후보가 다시 불씨를 틔우면서 실무협상단은 이날 협상을 재개했다. 만약 빠른 결론을 낸 뒤 이날 오후부터 바로 여론조사에 돌입하면 19일 야권 단일후보를 발표하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유·무선 비율을 두고 양측 협상팀이 또 다른 줄다리기를 이어가면 이날도 여론조사 방식의 합의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 측 이 총장은 협상 재개 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는 유선 100% 위에서 반반 조사를 제안한 건데 당(국민의힘)이 수용하기 어렵다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만약 양측의 단일화 협상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낳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비교해 야권 후보들이 여론조사 세부 방법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하루 이틀 (연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