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현 콘래드호텔 지배인 "소리친다고 진상고객?…단골 될 손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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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웨스틴조선호텔에 입사
궂은일 마다 않으며 베테랑 거듭나
퇴직 직후 콘래드에 스카우트
"처음엔 깔보던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인생은 길게 보면 공평해요"
![권문현 콘래드호텔 지배인 "소리친다고 진상고객?…단골 될 손님이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A.25760514.1.jpg)
“44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권 지배인은 최근 호텔리어로 살아온 자신의 지난 삶을 담아 자서전 《전설의 수문장》을 펴냈다. 지난 15일 호텔 정문에서 만난 권 지배인은 “호텔리어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접고 남의 시중을 드는 직업”이라며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고생하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제 이야기로 젊은 세대에게 ‘어려워도 참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문현 콘래드호텔 지배인 "소리친다고 진상고객?…단골 될 손님이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A.25760477.1.jpg)
“저는 진상고객이란 말을 쓰지 않아요. 진상고객이 아니라 애정고객이죠. 큰소리 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이라도 정말 호텔이 망하길 원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고객은 없어요. 호텔에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은 그만큼 호텔이 발전할 기회를 주는 분들이에요. 그 불만을 잘 접수해 문제를 해결해 드린다면 그 손님은 틀림없이 단골이 될 손님입니다.”
노련한 권 지배인에게도 어려운 손님은 있다. 아무리 설명해도 쉽게 화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손님을 만나면 그는 어떻게 할까. 권 지배인은 책에서 ‘경청하며 손님 명함 받기’를 비결로 제시한다. 그는 “손님이 화가 났다면 화가 난 이유가 있다”며 “화가 난 이유를 끝까지 충분히 경청하다 보면 99%의 애정고객은 감정을 추스른다”고 말했다. 명함 교환은 경청을 위한 관계 형성 방법이다. 권 지배인은 “고객이 무슨 일을 하는 분인지 알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호텔 종사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자격지심이 생길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엔 저를 깔보는 사람이 주변에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정년 넘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저를 부러워한다”며 “인생은 길게 보면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글=정의진/사진=강은구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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