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륙서 우주까지…원정이 만든 '인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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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험
앤드루 레이더 지음 /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432쪽│2만5000원
앤드루 레이더 지음 /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432쪽│2만5000원
동아프리카 영장류 집단에서 시작된 인류는 지구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1만 년 전부터는 농사를 짓고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정착생활’을 시작했다. 정착은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고, 더 나은 것을 찾아 나서고 싶은 열망을 심어줬다. 작은 뗏목에 의지해 드넓은 대양의 수평선을 넘기 시작한 인류의 탐험여행은 이제 우주와 외계로 확장하고 있다.
인류 역사는 이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탐험의 연대기였다. 인간은 왜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 했을까.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앤드루 레이더는 ‘모든 탐험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답한다.
그는 《인간의 탐험》에서 원시인류의 대이동부터 15~16세기 대항해 시대, 신·구 대륙의 접촉과 동서양 교류, 과학 탐험 및 우주여행 시대의 시작과 전망까지 인간의 탐험 역사를 아우르며 이 같은 답의 역사적 근거들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인간이 탐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후 미래 세대가 누렸고 결국 인류문명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책은 콜럼버스,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 헨리 허드슨, 제임스 쿡 등 수많은 탐험가들의 도전을 통해 탐험이 어떻게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인간은 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의 극단에 서려고 하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보여준다. 저자는 “별다른 부족함이 없는데도 인류가 어디론가 떠나야 했던 것은 그 너머에 새로운 먹을거리가 있을 수 있고,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땅을 찾아 끊임없이 떠난 탐험가들의 도전은 결국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경계를 밖으로 넓혔다.
탐험의 형태와 목적은 점차 변화해 왔다. 수렵채집을 하던 초기 인류에게 탐험의 목적은 새 정착지 찾기였다. 근대 유럽인들은 황금을 찾아 신대륙으로 떠났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탐험의 대상은 정복에서 과학 연구로 바뀌게 된다. 저자는 “탐험의 동기가 호기심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단순히 땅을 찾고 정복하는 것을 넘어 과학을 바탕으로 세상의 이치와 원리를 발견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인간의 탐험 욕구는 인류 문명사에도 영향을 줬다. 자원이 빈곤하고 척박한 약소국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15세기부터 대항해를 통해 식민지를 건설하고 금·은을 채굴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반면 1400년대 초까지 앞선 해군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지녔던 중국은 정화의 원정 이후 보수 유학자들에 의해 탐험을 중단하고 한 곳에 안주하다 세계무대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저자는 “중국의 기술 발전은 탐험 중단 이후 침체된 반면 막대한 부를 쌓으면서 영토확장 전쟁에 나선 유럽은 이때부터 세계무대의 주도권을 갖게 됐다”며 “그 대표적 사례가 1839년 일어난 아편전쟁”이라고 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력이 탐험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창출되기도 했다. 냉전시대에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먼저 쏘아 올린 소련에 뒤지지 않으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다양한 우주 탐험과 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수장치, 무선 전동공구, 방화복, 무선데이터 전송, 태양광 패널, 인슐린 감시장치, 일기예보, 의료 검진기술 등 2000가지 파생 기술이 나왔다. 대부분 현재 우리가 유용하게 쓰는 기술들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류 탐험의 종착지는 화성탐사 경쟁, 외계 이주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고 있는 우주다. 그는 “우주는 무한한 보고(寶庫)이자 끝이 보이지 않는 최고의 탐험 영역”이라며 “삶의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기 위한 탐험을 통해 인구증가나 환경오염, 자원고갈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인류 역사는 이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탐험의 연대기였다. 인간은 왜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 했을까.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앤드루 레이더는 ‘모든 탐험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답한다.
그는 《인간의 탐험》에서 원시인류의 대이동부터 15~16세기 대항해 시대, 신·구 대륙의 접촉과 동서양 교류, 과학 탐험 및 우주여행 시대의 시작과 전망까지 인간의 탐험 역사를 아우르며 이 같은 답의 역사적 근거들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인간이 탐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후 미래 세대가 누렸고 결국 인류문명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책은 콜럼버스,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 헨리 허드슨, 제임스 쿡 등 수많은 탐험가들의 도전을 통해 탐험이 어떻게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인간은 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의 극단에 서려고 하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보여준다. 저자는 “별다른 부족함이 없는데도 인류가 어디론가 떠나야 했던 것은 그 너머에 새로운 먹을거리가 있을 수 있고,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땅을 찾아 끊임없이 떠난 탐험가들의 도전은 결국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경계를 밖으로 넓혔다.
탐험의 형태와 목적은 점차 변화해 왔다. 수렵채집을 하던 초기 인류에게 탐험의 목적은 새 정착지 찾기였다. 근대 유럽인들은 황금을 찾아 신대륙으로 떠났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탐험의 대상은 정복에서 과학 연구로 바뀌게 된다. 저자는 “탐험의 동기가 호기심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단순히 땅을 찾고 정복하는 것을 넘어 과학을 바탕으로 세상의 이치와 원리를 발견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인간의 탐험 욕구는 인류 문명사에도 영향을 줬다. 자원이 빈곤하고 척박한 약소국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15세기부터 대항해를 통해 식민지를 건설하고 금·은을 채굴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반면 1400년대 초까지 앞선 해군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지녔던 중국은 정화의 원정 이후 보수 유학자들에 의해 탐험을 중단하고 한 곳에 안주하다 세계무대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저자는 “중국의 기술 발전은 탐험 중단 이후 침체된 반면 막대한 부를 쌓으면서 영토확장 전쟁에 나선 유럽은 이때부터 세계무대의 주도권을 갖게 됐다”며 “그 대표적 사례가 1839년 일어난 아편전쟁”이라고 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력이 탐험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창출되기도 했다. 냉전시대에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먼저 쏘아 올린 소련에 뒤지지 않으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다양한 우주 탐험과 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수장치, 무선 전동공구, 방화복, 무선데이터 전송, 태양광 패널, 인슐린 감시장치, 일기예보, 의료 검진기술 등 2000가지 파생 기술이 나왔다. 대부분 현재 우리가 유용하게 쓰는 기술들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류 탐험의 종착지는 화성탐사 경쟁, 외계 이주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고 있는 우주다. 그는 “우주는 무한한 보고(寶庫)이자 끝이 보이지 않는 최고의 탐험 영역”이라며 “삶의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기 위한 탐험을 통해 인구증가나 환경오염, 자원고갈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