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이달 들어 주요국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횡보 국면에 접어든 것과 대비된다. 유럽은 미국, 한국 등과 달리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펴지 않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고, 소비재 등 이제부터 회복이 본격화할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17일(현지시간) 3849.74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0.03% 떨어졌지만 지난달 말에 비해서는 5.87% 상승했다. 이달 들어 S&P500지수(4.28%), 닛케이225지수(4.32%), 코스피지수(1.76%), 상하이종합지수(-1.31%) 등보다 많이 올랐다.

유럽 경제가 견조한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게 증시 선방의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8.8을 기록해 예비치(48.1)와 전월 수치(47.8)를 모두 웃돌았다. IHS마킷은 “유로존 제조업이 국내외 수요에 힘입어 4개월여 만에 가장 호황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럽이 코로나 회복 국면에서 미국처럼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펴지 않았던 것도 최근 상황에서는 장점이 되고 있다. 유럽 종목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