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UNIST 화학과 교수(왼쪽부터), 이양하 연구원, 유은수 연구원. /UNIST 제공
박철민 UNIST 화학과 교수(왼쪽부터), 이양하 연구원, 유은수 연구원. /UNIST 제공
유전물질 조각을 복잡한 과정이나 비싼 효소 없이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박철민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전물질 조각을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속도를 내는 유전물질 기반 신약(mRNA 백신·RNA 희소 질환 치료제)의 대중화는 기존 유전물질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특정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값싸고 빠른 변형 기술 개발이 관건이다.

연구팀은 DNA나 RNA 조각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특정 위치에 작용기(특정 작용을 할 수 있는 원자단)를 붙일 수 있는 화학 촉매 기반 변형 기술을 개발했다. 뉴클레오타이드는 DNA나 RNA의 기본 구조인데, 뉴클레오타이드가 수 개에서 수십 개씩 사슬처럼 이어지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가 된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원하는 위치에 작용기를 붙여 유전물질 기반 약물이 단백질이나 인체 RNA 등 목표물에 잘 전달되게 돕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제1 저자인 이양하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염기쌍(base-pair)을 형성하는 염기와 그렇지 않은 염기의 반응성 차이를 이용해 위치 선택성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방식을 이용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끼리 이어 붙이는 반응에도 성공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시간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원하는 위치에 작용기를 도입하는 방법을 제공했다”며 “효소를 이용하는 생물학적 방법보다 비용과 시간 절감이 가능해 제약은 물론 기초 생명과학, 나노공학 분야 연구의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