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 제이 베이커/사진=AP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 제이 베이커/사진=AP
미국 현지 경찰은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미국 애틀랜타 총기 난사범 로버트 에런 롱(21)에 대해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에게는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수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사건을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에런 롱에 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며 "(총격을 저지른)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했다.

8명의 아시아계 여성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에런 롱이 겪은 하루가 "나쁜 날"이었다고 경찰이 담담하게 말하는 동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이에 많은 미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나아가 베이커 대변인은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종차별을 지지하는 내용의 티셔츠 이미지를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베이커 대변인이 지난해 4월 SNS에 인종차별 티셔츠 사진을 올렸다"며 "베이커가 '내 셔츠를 사랑한다'는 글을 함께 사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경찰 제이 베이커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티셔츠 사진/사진=제이 베이커 SNS
경찰 제이 베이커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티셔츠 사진/사진=제이 베이커 SNS
문제의 티셔츠에는 '치나(CHY-NA)로부터 수입된 바이러스'라는 글이 새겨졌다. 맥주 브랜드 '코로나'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의 '코비드19' 문구도 인쇄됐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증오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인종차별주의자'라며 베이커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전날 오후 4시 50분(현지시간)께 21세 백인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은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 들어가 1차로 총격을 가했다. 이후 '골드 스파' 등 또 다른 두 곳의 마사지숍에서도 총기를 난사했다.

해당 총기난사로 총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명이 한인 여성으로 알려졌다. 애런 롱은 사건 발생 약 3시간 30분 후에 애틀란타 남쪽 부근에서 체포됐다.

이어 현지 매체를 통해 에런 롱의 사회적 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된 글들이 공개됐다.

에런 롱은 자신의 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과 관련해 "중국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면서 적대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중국이) 미국인 50만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적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그들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는 음모론"과 함께 중국을 '거악'으로 규정하면서 그에 맞서 싸울 것을 선동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종자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