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19일 국민의힘 측이 제안한 단일화 안을 전격 수용했다. 당초 두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특히 '유선전화' 반영 비율이 핵심 쟁점이 됐다.

통상적으로 유선전화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는 고령층 참여가 늘어나 보수진영 후보가 우세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만큼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한 안이 수용된 상황. 반면 안철수 후보는 '대승적 결단'을 하는 상황을 연출하며 지지세 결집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삐걱거리던 야권단일화 새 국면 맞이

안철수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내용은 여론조사 유선전화 10% 반영과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두 곳의 기관에 의뢰해 산출된 결과를 합산하는 내용 등이다. 김종인 위원장 역시 "다행"이라며 반겼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당초 지난 17~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여부선 전화 비율 반영을 둘러싸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정해진 단일화 시한을 넘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후보는 유선전화 반영을, 안철수 후보는 100% 무선전화로 진행하자는 입장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결단을 내린 것. 안철수 후보의 기자회견에 앞서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오세훈 후보는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주말 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에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 오는 28일 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선거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방식 줄다리기 安이 끝냈다

단일화 승자를 결정지을 여론조사 방식과 반영비율, 이를 둘러싼 여론 지형은 예민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당은 상대방 후보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결단력'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을,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유선전화 반영'이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판단 중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야권 관계자는 "결국 정치는 승부수 아니겠는가. 대승적 결단을 안철수 후보가 내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쳤다"며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 자체는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어도 이벤트 차원에서 어떻게 지지율이 이동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는 소수점 자리까지 중요하다"며 "안철수 후보로서는 야권 승리라는 진정성 차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까지 수용하고 나섰지만 오세훈 후보가 어떠한 정치적 이벤트를 추가로 만들어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