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배드민턴 대표팀 전영오픈 기권 처리에 '부글부글'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전원 기권 처리되자 인도네시아 체육·외교 당국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이누딘 아말리 인도네시아 체육장관은 18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대표팀에 일어난 일이 개탄스럽다"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불공정하게 사안을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막한 전영오픈에 출전한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전원 기원 처리됐다.

영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여행자 중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영국 보건당국으로부터 10일 자가격리 요구를 받아 대회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아말리 장관은 "선수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타격을 받았다"며 대표팀과 같은 비행기에 탔던 다른 국적의 선수는 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드민턴협회는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지 않도록 조처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불공정·부당함을 느끼면서도 가만히 있으면서 무시한다면, 우리는 약자로 보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BWF는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같은 비행기에 탔던 터키 배드민턴 선수 네슬리한 이지트도 기권했다고 해명하고 "아주 불운한 일"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데스라 페르카야 주영 인도네시아 대사는 "대표팀이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오면 대회 출전 기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가 인도네시아와 영국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배드민턴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국민 스포츠이고, 배드민턴 선수들은 국민 영웅 대우를 받는다.

소셜 미디어에는 이번 일에 분노하는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팬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이자 2017·2018년 전영오픈에서 우승한 마커스 페르날디 기데온-케빈 산자야 수카물조 조의 기데온은 인스타그램에서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영국에 도착했을 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BWF는 이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