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여당 지지자들의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피해호소인’ 명칭을 주도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진성준 의원은 1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 의원의 박 후보 캠프 하차와 관련, “굉장히 아프고 역량의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의 회복과 치유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 조치도 하겠다고 의원들이 나서줘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피해자가 입장을 밝힌 뒤부터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2차 가해’에 침묵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는 피해자를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지만 “피해자에게 할 수 있는 사과를 통해서 진심을 전달하고 용서를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2차 가해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을 사실상 거부했다. 박 후보는 전날에는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고민정 의원 사퇴로 ‘20만 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을 만큼 지지자들이 많이 섭섭해한다”고 했다.

박영선 캠프의 대응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피해호소인’ 용어를 쓴 인물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당이라도 나서 2차 가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말로만 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