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대체할 콘텐츠 공유 플랫폼, 메타버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주언 안양대 교수의 「1분 마케팅」
이상적 자아의 실현
이상적 자아의 실현
기자: “제가 질문을 한번 드려볼게요. 로블록스, 제페토 이 중에 하나라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앵커: “처음 들어보는데요. 새로 나온 게임인가요?”
출근 전 아침에 경제뉴스를 시청한 현장의 마케터들은 또 머리가 아프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밀려 들어오는 ‘90년대생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가치관, 신념, 태도, 그리고 생활양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이제야 90년대생들을 조금 알았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던 찰나에 메타버스(metaverse) 시대가 다가왔기에 Z세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넘어 현실을 초월(meta)한 세계(universe)를 이해해야 한다니 마케터는 정말 힘들고 어렵다.
로블록스(roblox)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마케터들은 로블록스에 계정을 만들고 나만의 아바타를 만든다. 그런데 아바타를 편집하다보니 생소하지 않다.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던 싸이월드가 생각난 것이다. 정교함의 차이는 있지만 그 때도 그랬다. 현실 속의 내 방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싸이월드의 미니룸은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내 마음을 대신해 주는 배경음악(BGM)이 일촌들을 맞이해 주었다. 물론 내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도토리가 있어야 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마케터들에게 어려운 과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필자는 마케팅과 소비심리학에서 오랫동안 다루어졌던 자아 정체성(self-identity)과 자아 정의(self-definition) 개념을 이해하면 메타버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실제적 자아(actual self)와 이상적 자아(ideal self) 사이에 살고 있다. 실제적 자아는 현재 나의 모습이며, 이상적 자아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이다. 자신이 규정하는 자아 정의에 따라 실제적 자아에 순응하기도 하고 혹은 이상적 자아를 향한 열망이 강한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행동하는데, 자아상승(self-enhancement) 욕구가 강할수록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한 내적 동기는 더욱 강하다.
10대 청소년들의 경우 기성세대에 비해 이상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열망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는 전 세계 Z세대가 로블록스에 왜 열광하는지 추론할 수 있다. 로블록스 세계에서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을 아바타를 통해 쉽게 꾸밀 수 있다. 또한 제도권 교육의 감시를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직접 만들고 소개할 수 있다. 즉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실제적 자아)이 아닌 꿈속에서 비춰질 수 있는 내 모습(이상적 자아)을 로블록스 세계에서는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로블록스가 있다면 국내에는 제페토가 있다. 두 세계관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내 모습과는 다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나를 조금 더 멋지게 보여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종종 몇몇 성인들이 메타버스에 빠져 있는 Z세대를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오타쿠로만 규정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 바 있다. 제페토가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 콜렉션을 공개한 이후 관련 콘텐츠가 열흘 만에 40만개 이상 생성되고, 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10대 청소년들의 놀이터인 줄 알았던 제페토 세계에 있는 가상의 구찌 매장을 방문하고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일부 마케터들이 주장하듯이 메타버스도 콘텐츠의 한계로 인해 그 관심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과거 싸이월드와 다르게 메타버스는 나를 표현해 주는 아바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바타(이상적 자아)가 직접 제작한 게임, 음악, 그리고 영상과 같은 콘텐츠도 유통시킬 수 있는 세계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공유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필자의 아바타가 마케팅 교육 콘텐츠를 소개하는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앵커: “처음 들어보는데요. 새로 나온 게임인가요?”
출근 전 아침에 경제뉴스를 시청한 현장의 마케터들은 또 머리가 아프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밀려 들어오는 ‘90년대생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가치관, 신념, 태도, 그리고 생활양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이제야 90년대생들을 조금 알았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던 찰나에 메타버스(metaverse) 시대가 다가왔기에 Z세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넘어 현실을 초월(meta)한 세계(universe)를 이해해야 한다니 마케터는 정말 힘들고 어렵다.
로블록스(roblox)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마케터들은 로블록스에 계정을 만들고 나만의 아바타를 만든다. 그런데 아바타를 편집하다보니 생소하지 않다.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던 싸이월드가 생각난 것이다. 정교함의 차이는 있지만 그 때도 그랬다. 현실 속의 내 방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싸이월드의 미니룸은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내 마음을 대신해 주는 배경음악(BGM)이 일촌들을 맞이해 주었다. 물론 내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도토리가 있어야 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마케터들에게 어려운 과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필자는 마케팅과 소비심리학에서 오랫동안 다루어졌던 자아 정체성(self-identity)과 자아 정의(self-definition) 개념을 이해하면 메타버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실제적 자아(actual self)와 이상적 자아(ideal self) 사이에 살고 있다. 실제적 자아는 현재 나의 모습이며, 이상적 자아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이다. 자신이 규정하는 자아 정의에 따라 실제적 자아에 순응하기도 하고 혹은 이상적 자아를 향한 열망이 강한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행동하는데, 자아상승(self-enhancement) 욕구가 강할수록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한 내적 동기는 더욱 강하다.
10대 청소년들의 경우 기성세대에 비해 이상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열망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는 전 세계 Z세대가 로블록스에 왜 열광하는지 추론할 수 있다. 로블록스 세계에서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을 아바타를 통해 쉽게 꾸밀 수 있다. 또한 제도권 교육의 감시를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직접 만들고 소개할 수 있다. 즉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실제적 자아)이 아닌 꿈속에서 비춰질 수 있는 내 모습(이상적 자아)을 로블록스 세계에서는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로블록스가 있다면 국내에는 제페토가 있다. 두 세계관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내 모습과는 다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나를 조금 더 멋지게 보여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종종 몇몇 성인들이 메타버스에 빠져 있는 Z세대를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오타쿠로만 규정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 바 있다. 제페토가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 콜렉션을 공개한 이후 관련 콘텐츠가 열흘 만에 40만개 이상 생성되고, 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10대 청소년들의 놀이터인 줄 알았던 제페토 세계에 있는 가상의 구찌 매장을 방문하고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일부 마케터들이 주장하듯이 메타버스도 콘텐츠의 한계로 인해 그 관심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과거 싸이월드와 다르게 메타버스는 나를 표현해 주는 아바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바타(이상적 자아)가 직접 제작한 게임, 음악, 그리고 영상과 같은 콘텐츠도 유통시킬 수 있는 세계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공유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필자의 아바타가 마케팅 교육 콘텐츠를 소개하는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