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유가증권시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14개 암호화폐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은 18조7855억원(오후 2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1주일 전(14조4392억원)보다 30.1% 늘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5조3525억원. 연중무휴 장이 열리는 암호화폐를 주식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개미들의 뜨거워진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의 월간 앱 접속자는 100만~160만 명대로 치솟았다. 웬만한 대형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디지털 자산을 새 투자처로 주목하는 이가 많아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단타’와 ‘몰빵’으로 대표되는 고위험 투자에 대한 우려가 업계 내부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는 주식에 비해 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 문제점이 드러나 거래소가 상장폐지(거래 중단) 조치를 취한 코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업비트가 14종, 빗썸이 37종에 이른다.

국내외 경제수장들은 “암호화폐 시장은 과열됐고 위험하다”는 경고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블랙록, 테슬라 등이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는 등 ‘호재’도 이어지면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